8년 만에 새 사령탑을 맞이한 롯데마트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롯데그룹 인사 때 노병용 사장에 이어 김종인 부사장이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지만 올 3분기 영업이익이 반토막이 나는 등 회사가 사면초가의 위기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사업을 시작한지 8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적자폭이 매년 확대된 만큼, 중국통인 김 부사장이 새로운 ‘탈출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 부사장이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는 역신장하는 해외사업 부문이다. 30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올 3분기 해외 부문에서 27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벌어들인 영업이익인 780억원의 3분의 1이 넘는 액수로 사상 최대 손실이다. 문제는 신동빈 회장의 글로벌 확장 정책에 따라 롯데마트 역시 외형이 커지면서 손실액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데 있다.
롯데마트 해외부문 매출은 지난 2010년 2조230억원, 2011년 2조2300억원, 2012년 2조6030억원, 2013년 2조7550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10년 30억원에서 2011년 영업손실 270억원, 2012년 400억원, 2013년 830억원으로 매년 적자폭이 증가했다. 올 3분기 누적 손실은 8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1000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국 쪽이 심각하다. 현재 롯데마트의 해외 점포는 중국 103개, 인도네시아 38개, 베트남 8개로 중국이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다. 하지만 중국은 3분기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매출이 1%대로 소폭이나마 늘어난데 반해 11.7%나 떨어졌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 그룹이 김 부사장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롯데그룹은 지난 26일 인사에서 “김종인 대표는 롯데마트의 업무프로세스 개선 등 전략과 혁신업무를 담당했고 올해 초부터 중국본부장을 맡으면서 해외사업에 대한 현장경험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승진 배경을 설명했다. 그동안 기획부문장, 해외사업부문장, 전략본부장, 중국법인장 등 주요 직책을 두루 맡은 만큼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적임자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그동안 적자를 내면서도 ‘버티기’로 일관한 건 외형적인 우위를 점하면 수익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지만 업체간 경쟁은 갈 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테스코나 까르푸도 고전을 면치 못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며 “특히 현지에 온라인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어 롯데마트가 수년 내 흑자로 전환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