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전대 불출마 선언 “혁명적 용광로 전대 위한 밀알되겠다”

새정치민주연합 정세균 의원이 26일 2·8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당권 경쟁구도는 정세균 박지원 문재인 의원의 ‘빅 3’에서 박지원 문재인 의원의 양강 대결로 재편됐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 요구와 당원 동지들의 열망에 부응코자 2.8전대의 대표 경선에 나서지 않겠다”면서 “전대 혁명을 통해 총·대선을 이기자는 국민·당원들의 열망과 저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정권교체에 밀알이 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먼저 “암담한 시대상황과 대한민국의 현실에 정치가 가장 큰 책임이 있음을 통감한다. 소임을 다하지 못한 야당이 그 중심에 있음을 고백한다”면서 “책임 있는 한 사람으로서 정말 면목이 없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간 냉철한 숙고의 시간을 가지면서 당원들의 뜨거운 목소리를 듣고 간절한 눈빛을 봤다”며 “국민과 당원들에게 ‘변화란 말은 공허한 메아리에 지나지 않았고, ’혁신‘을 이야기해도 갈등만 부추길 뿐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총·대선 승리를 위해 분열이라는 악마와 싸우고, 좌절이라는 유령과 맞붙고, 과거의 환상을 부수는데 앞장서겠다”며 “이번 전대가 통합과 희망, 미래를 함께 녹이는 혁명적 용광로가 되도록 미력이나마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 의원의 불출마 결심에는 성명파 30인의 ‘빅 3’ 동반불출마 요구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정 의원은 “국민적 관점에서 볼 때 세 사람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모습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그 분들의 주장이 상당히 일리가 있다고 보고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박, 문 의원의 출마와 관련해선 “자신들이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다시 분열하고 편가르기 하는 전대가 돼선 안 된다”고 했다.

특정후보 지지 여부에 대해선 “그런 계획은 없다”며 “제가 불출마함으로써 새로운 후보가 등장할 수 있게 됐다. 제 역할은 그 길을 열어주는 것으로 일단 끝난 게 아닌가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