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코리아의 첫 국내 매장 광명점의 정식 오픈을 이틀 앞둔 16일 찾은 광명가구단지. 이케아 광명점과 불과 7km 떨어진 광명역사거리 인근에 조성된 광명가구단지는 ‘가구 거리’라는 명성이 무색할 정도였다.
가구 매장으로 가득 찼던 거리에는 고깃집과 호프집, 노래방 등이 들어섰다. 가구 단지를 걸어가던 사람들도 편의점이나 호프집으로 발걸음을 옮길 뿐 가구 매장에 들어서는 모습을 좀처럼 볼 수가 없었다.
가구 매장들은 대부분 매장 앞에 ‘세일’ 현수막을 걸어 놓았다. 할인율도 제각각이었다. ‘폐업 정리’ ‘반값 세일’ ‘부도 정리’ 등의 글귀도 즐비했다. 이케아가 상륙하기도 전에 이미 광명가구단지는 이케아 쓰나미를 맞은 듯한 모습이었다.
한 가구점에 들어서자 손님인 줄 알고 유난히 반겼던 주인은 기자라는 말에 이내 실망한 표정이 역력했다. 세일을 하는 이유와 각 매장마다 세일률이 다른 이유에 대해 묻자 그는 “이곳을 찾는 손님 대부분이 가격이 조금이라도 싸야 그나마 구매하는 편”이라면서 “매장마다 살아남기 위해 세일을 하다 보니 제각각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자의 생각은 상인들과 온도차가 컸다. 들쭉날쭉한 가격, 차별성 없는 디자인과 제품, 디스플레이 등에서 만족을 하지 못하는 것.
광명역에서 만난 직장인 박 모씨는 “세일 문구는 써 붙여 있는데 가격은 표기되어 있지 않고 흥정하기 나름이어서 밀고 당기는 소모전이 싫다”고 말했다. 김 모씨는 “국내 가구제품은 획일적 디자인에 다양성도 낮아 구매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면서 “먼지가 수북하게 쌓인 채 매장 앞까지 뒤죽박죽 디스플레이(전시)를 해놓은 것을 보면 구매욕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미 폐업 결심을 굳히고 부도정리 현수막을 건 채 영업 중인 한 상인은 “이케아가 들어온다는 소식에 발만 동동 굴렀지, 다들 변화를 꾀하지 않은 것 같다”며 “광명가구단지의 변신이 오지 않는 한 옛 명성은 찾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끝을 흐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