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정비본부 내부에서 날림정비로 항공기를 운항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땅콩리턴’ 사건으로 잇따르는 오너 일가에 대한 내부 폭로가 안전 문제까지 확산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과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에 따르면 17일 오전 노조 홈페이지 열린마당에 ‘정비본부의 실태’란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이 글을 회사 내부 이메일로 인증한 사용자만 사용할 수 있는 ‘블라인드 앱’에서 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 글은 정비본부의 문제점으로 경직된 문화, 과도한 원가절감, 징계만 일삼는 본부, 규정 지키기 어려운 문화, 과도한 업무와 인원 부족 등을 꼽았다.
특히 “정비 사유로 딜레이(운항 지연)를 시키면 난리가 난다”면서 “그러다 보니 날림 정비로 비행기를 띄우는 일이 허다하고 10시간 걸릴 일을 2시간 만에 끝내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타 국적 항공사 대비 ⅓ 인원으로 정비를 수행하다 보니 지치기도 하고 많이 다쳐 온전히 (정비를) 수행할 수 없다”면서 “이러다 큰 사고 안 날지 늘 걱정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 글은 “산재 등 회삿돈을 써서 치료하면 인사상 불이익이 있어 개인 휴가와 돈을 써서 치료를 해야 한다”고 열악한 근무 환경도 지적했다.
한편 조종사노조 게시판에는 사측이 상시적으로 사내·노조 게시판을 검열한다는 주장이 또다시 제기됐다.
앞서 대한항공 사측은 지난 11월 조종사 노조 게시판에 회사를 비판하는 글이 올라오자 당사자와 직접 접촉해 삭제를 요구해 노조 측이 성명을 내는 등 논란을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