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금융위기 위험이 고조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사흘 연속 하락세로 출발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20분 현재 달러당 1085.5원으로, 전 거래일 종가보다 1.2원 내렸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5.1원 내린 달러당 1081.6원에 개장했다.
전날 러시아의 갑작스러운 기준 금리 인상과 국제 유가 하락 등 변수가 맞물리면서 원·달러 환율이 10원 이상 급락, 달러당 1080원대로 떨어진 바 있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달 10일 이후 약 6주 만에 달러당 1090원대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이제는 달러당 1080원대를 위협하고 있다.
러시아발 금융위기 고조, 유가 하락 지속,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경계 등의 영향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하면서 엔화 강세와 상대적인 미국 달러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루블화의 폭락 등 러시아 금융시장이 지난 1990년대 아시아 외환위기 상황을 방불케 하면서 남미나 동남아시아 신흥국에 투자 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러시아와 신흥국의 통화 약세로 가치가 상승한 달러화가 직접적인 차익 시현으로 이어지지 않고 엔화나 원화로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이날 종료되는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인상 불안감을 키우기보다 시장 불안정성을 완화해주는 언급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지만, 달러 약세 흐름은 계속 이어지는 양상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밤사이 엔·달러 환율이 추가적인 하락세를 보이면서 오늘 원·달러 환율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원·엔 환율에 대한 당국의 관리로 낙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