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하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간의 대화가 상당 부분 진전된 가운데, 양측이 이르면 이번주 중 대화의 원칙이나 범위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 짓고 기타 이견 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의가 원만하게 이뤄질 경우 금융당국의 승인 작업도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부터 매일 만나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가 현재 정보기술(IT) 통합 등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과 관련된 일부 사안들을 제외하고는 대화를 상당 부분 진전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권태균 하나금융 전무와 김재영 하나금융 상무, 주재중 외환은행 전무, 오상영 외환은행 전무와 김지성 및 김기철 외환은행 전 노조위원장, 김태훈 현 노조 부위원장, 박상기 숭실대 교수 등 4:4로 이뤄진 통합협상대표단은 지난 5일 킥오프(개시) 협상 이후 지속적으로 대화를 진행했다.
특히 노사간 대화 원칙이나 범위에 대한 협상이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통합 추진을 위한 사전협상 단계로, 이후 기타 이견 조정 과정만 거치면 사실상 조기통합 추진이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이번 노사 합의가 성공할 경우 하나금융은 다음 주 중으로 금융당국에 통합 승인 신청서를 제출할 가능성이 크다. 당국의 승인을 얻기 위해서는 1~2개월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국정감사에서 “노사간 합의가 이뤄진 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을 승인할 것”이라고 말해 승인 과정은 무리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내년 2월에는 통합작업이 모두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환은행 노조에서 하나금융이 협상기간 중에도 합병 절차를 중단하지 않고 있다며 여전히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점은 변수로 남았다. 노조는 특히 하나금융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IT인력을 한 건물에 상주시키는 등 합병 승인과 별개로 내년에 양 은행의 IT시스템을 통합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인데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편 국내 상황과 달리 하나·외환은행의 해외법인 통합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 12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중국 현지법인을 통합한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를 출범시켰다. 이로써 하나금융은 올해 3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통합에 이어 이번 중국 현지법인 통합까지 양행의 해외 현지법인 통합을 모두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