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공형진의 말처럼 영화를 좀처럼 보기 힘든 시골에서조차 안성기는 “커피 아저씨”로 통할 만큼 안성기와 커피, 그것도 동서식품에서 생산하는 커피 제품과는 불가분의 관계다. 시골뿐만 아니다. 전 국민에게 ‘커피 하면 안성기, 안성기 하면 커피’라고 인식되고 있다.
왜 그럴까. ‘가슴이 따뜻한 사람과 만나고 싶다’ ‘아내는 여자보다 아름답다’라는 광고 카피를 기억하는 중장년층부터 ‘커피광고 원조는 나다’라는 커피 패러디 광고를 재밌게 본 신세대까지 31년째 커피 CF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안성기의 모습을 익히 잘 알고 있다.
안성기는 1983년 동서식품의 인스턴트커피 브랜드 ‘그래뉼’ 모델을 시작으로 맥스웰 캔커피, 맥심, 프리마 등 동서식품 전 브랜드 모델로 2014년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다. 김혜자가 CJ의 조미료CF에 나서 광고 모델로 27년 동안 활동해 수립한 최장수 모델 기록이 안성기의 커피광고 모델기록에 의해 깨졌다. 31년째 동서식품 커피 광고모델로 나서고 있는 안성기는 한국 광고모델사의 살아있는 대기록이자 신화다.
동서식품 관계자와 광고 전문가들은 “동서식품의 커피 브랜드와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CF모델로 나선 안성기의 역할이 지대했다. 특히 안성기의 신뢰감 있고 친절하며 자상한 긍정적 이미지가 커피 브랜드 인지도 상승과 이미지 제고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고 평가한다.
안성기가 광고모델로 나서면서 동서식품의 제품 판매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동서식품 사사(社史)에 따르면 1989년 네슬레의 브랜드 테이스터스 초이스가 프리미엄 이미지로 한국시장에 등장, 동서식품의 시장점유율을 빼앗아 가기 시작할 때 안성기가 ‘동서식품의 맥심, 커피향이 좋다’ 카피의 CF에 나서면서 1990년대 후반 들어 점유율 70%대를 회복할 수 있었다.
안성기는 커피광고 모델로 장기간 활동하면서도 광고모델로서 책임감을 잊지 않았다. “커피광고를 하면서 단 한 번도 먹지 않고 촬영한 적이 없어요. CG가 안 되던 시절, 여름에 김을 내기 위해 팔팔 끓인 커피를 마시면서 입을 덴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한 번 광고를 찍고 나면 커피 한 주전자는 마시는 것 같아요.” 광고를 촬영하면서도 안성기의 진정성이 발현돼 그 진심이 소비자에게 오롯이 전달되는 것이다.
6개월이 멀다하고 새로운 광고 모델이 나서는 기업과 제품 광고 업계 분위기 속에 31년 동안 한 회사 제품 모델로 나서는 안성기는 그야말로 ‘국민배우’ 라는 타이틀과 함께 ‘국민CF 스타’라는 수식어도 부여받을 수 있는 스타다.
업체 관계자들은 “동서식품과 안성기의 관계는 가장 이상적 기업과 모델 관계를 구축한 모범 사례”라고 찬사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