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11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ㆍ아세안 CEO서밋’에서 기자와 만나 “중국 4ㆍ5공장을 동시에 착공할 수는 없다”며 “우선 순위를 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사장은 “어디에 먼저 공장을 지을지 조만간 최종 확정할 것”이라며 “중국 당국과 최종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중국 4공장은 충칭에 건설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동부 베이징에 1ㆍ2ㆍ3 공장을 갖춘 만큼 서부 시장 진출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차의 경쟁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폭스바겐 등은 이미 서부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 추가 성장을 위해서는 서부 진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중국 당국도 이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중앙 정부에서 베이징과 톈진, 허베이성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는 ‘징진지(京津冀) 프로젝트’의 세부 계획을 아직 세우지 못한 것도 현대차의 충칭공장 선 착공이 예상되는 이유다. 정부 한 관계자는 “징진지 프로젝트는 현재 고속도로와 같은 인프라 건설계획만 확정된 상태”라며 “어느 생산기지가 들어서고, 어떤 제품의 생산을 주력으로 할 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지 업계에서는 베이징 주변에 제조업 생산기지가 몰린 것을 감안, 징진지 프로젝트는 일부 제조업 생산기지와 서비스업 위주로 사업이 꾸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의 중국 4공장은 내년 초 착공에 들어갈 전망이다. 현대차는 중국 합작사인 베이징자동차와 최근 대부분의 협의 사항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중국에 4공장을 세우면 현재 연간 105만대 생산체제에서 135만대 생산체제로 늘어난다. 허베이성 창저우에는 공장을 새로 짓기보다는 베이징자동차의 기존 상용차 공장을 인수해 리모델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곳은 친환경차를 주로 생산하는 기지가 될 전망이다. 리모델링 시기는 베이징자동차가 현재 주력 생산기지로 활용하는 것을 고려하면 2015~2016년께가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