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행장은 취임 이후 중소기업의 지원을 확대하는 등 영업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지난 9월에는 본부 부서 내에 기술평가팀을 신설하고, 기술력이 있는 중소기업이 창업초기 금융비용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는 전용상품 개발에 나서는 등 기술금융 확대에 팔 걷고 나섰다.
특히 기술력이 우수한 중소기업들을 직접 찾아 나서기도 나섰다. 김 행장은 지난 4월과 7월에 걸쳐 전국을 두 바퀴나 돌면서 기업체를 잇달아 방문해 중소기업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지원 방향을 논의했다.
전국을 순회하는‘현장경영’노력은 실적으로 나타났다. 농협은행은 지난 1분기에 STX그룹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으로 350억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2분기 부터는 흑자로 전환해 6월말 순이익이 1100억원에 달했다. 9월말 순이익은 2500억원을 상회했다.
농협은행은 ‘예수금 150조원-대출금 150조원’실적 달성도 이뤘다. 대출금(10월말 기준)이 153조6000억원, 예수금이 159조원으로 예수금과 대출금이 모두 150조원을 처음 넘어섰다. 지난해 말 각각 141조7000억원, 140조9000억원 이던 대출금과 예수금은 올해 11조9000억원, 18조1000억원이 늘어나는 등 증가액과 증가율 면에서 은행권 선두였다. 신탁 잔액도 무서운 상승세다. 지난해 말 15조9000억원에서 11월말 24조4000억원으로 8조5000억원 가량 늘었다. 펀드수탁고 잔액이 1조8000억원 증가, 퇴직연금 잔액도 8000억원이 증가했다.
수수료 수익도 증가했다. 11월 말 현재 방카수수료가 897억원, 주택청약종합저축 신규는 114만4000좌로 우수한 실적을 거뒀다.
이러한 성과의 바탕에는 김 행장의 조직문화 체질 개선이 있었다. 김 행장은 정체된 조직에 활력을 넣는다는 목표로 인사고과와 성과체계를 손질했다. 단기 성과에 급급해 부실한 실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인사고과와 성과보상체계를 확정하지 않고, 일정기간 유예기간을 제시해 영업력을 끌어올렸다. 실적이 저조한 부서 임직원들에게 패자부활전의 기회가 부여됐다. 김 행장의 진두지휘 아래 농협은행은 빠르게 변했다. 공무원 같은 업무 분위기를 진취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김주하 행장은 평소 금융업을 '사람장사'라고 강조한다. 직원들이 즐겁고 행복해야 영업점을 방문한 고객에게 행복과 감동이 전달된다는 뜻이다. 그는 취임사에서 "고객행복을 위해서는 직원들이 서로 신뢰하면서 자긍심을 가지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직장문화가 조성돼야 한다"며 "농협은행을 신바람 나는 일등 직장으로 만들겠다"며 직원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