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재화와 서비스의 수출입총액을 국민총소득(GNI)로 나눈 무역의존도는 올 3분기 95.2%를 기록했다. 2009년 4분기(94.3%) 후 4년 3분기내 최저치다. 무역의존도는 지난 2010년 3분기(98.7%) 이후에는 줄곧 100%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다.
무역의존도 추이를 연간으로 보면 2011년 역대 최고 수준인 113.5%로 치솟고서 2012년 112.8%, 2013년 105.9%로 3년 연속 100%를 웃돌았다. 그러나 그 폭이 감소 추세를 보였고 올 3분기에는 100%를 하회한 것이다. 여기에 우리나라 올 1~3분기 누적 무역의존도가 100.5%로 집계, 100%에 ‘턱걸이’하면서 오는 4분기 수치에 따라 지난 3년간 지켜온 100% 선이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한은 관계자는 “원화 가치 절상으로 원화로 환산한 명목 수출입액이 줄고, 수출과 수입 양도 감소한 것이 무역의존도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원고로 인해 올 3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나 하락했다. 문제는 무역의존도 하락이 내수활성화 때문이 아니라 수출과 수입이 부진한 결과라는 점이다. 실제로 국민계정 기준으로 올 3분기 재화 및 서비스의 수출과 수입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5.4%, 4.7%이나 떨어졌다.
특히 수출은 지난 2009년 4분기(-9.3%)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 우리나라 수출을 주도해온 제조업이 중국의 추격과 일본의 엔저 공습 속에 ‘샌드위치’ 처지에 놓인 상황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최경환 경제팀이 지난 7월 출범한 이후 수출보다는 내수에 방점을 두고 경제정책을 운용해왔으나 내수는커녕 수출마저도 놓치게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