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부터 강화되는 금융실명제 시행에 따라 시중은행의 자금이 금·은 등 실물 자산 투자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kg당 5000만원 가량인 골드바의 판매는 지난 1월 68㎏에서 지난달 132㎏까지 뛰어올랐다. 이어 실버바의 인기도 급상승해 4월 470㎏이던 판매량이 5월 740㎏으로 뛰더니 지난달에는 980㎏으로 크게 늘었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실물 자산 가치의 증가와 판매가 내일 부터 시행되는 금융실명제를 피해 인출된 자금이 흘러들어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민병두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10개 은행의 잔액 1억원 이상 개인 계좌에서 인출된 돈은 484조5000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9조이나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금 인출분량이 금과 은 등으로 몰렸다는 분석이다.
기존의 차명계좌 거래시 자산가들은 배우자와 자녀, 부모 등 타인 명의로 재산을 관리해 왔기때문에 예금 수익의 상당부분 세금에 대해 자유로웠다. 그러나 금융실명제 강화로 인해 금지되면서 자신의 명의로 돌려야만 했다. 예금 이자수익 보다 금, 은 등 실물가치 투자가 더 유리하다는 판단한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최근 금 가격이 바닥을 찍고 반등한다는 전망이 잇따른 것도 이유다. 국제 순금 가격이 4년래 최저치인 온스당 16만원 대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17만원까지 반등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16만원 이하로 더 떨어질 수도 있었지만 다시 반등했다며 금값이 바닥을 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올해부터 한국증권거래소에 금거래소가 생기면서 1g 단위로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일반인이 금을 살 수 있는 접근성이 높아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