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금호산업 임원들이 지분을 매도하는 이유는?

입력 2014-11-2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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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14-11-28 08:50)에 Money10을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산업 되찾기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금호산업 임원들이 잇따라 지분매각에 나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금호산업의 주가 상승은 자금사정이 넉넉지 않은 박 회장에게 부담이 되는 만큼 전략적으로 매도 물량을 쏟아내 최근 주가상승을 진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원일우 금호산업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 9명은 지난 11월 12일부터 25일까지 보유 중이던 주식 일부를 장내에서 매도했다. 원 대표가 5000주, 이도희ㆍ정광식 부사장이 각각 5000주, 8130주 등 이 기간 동안 금호고속 임원들이 장내에서 팔아치운 지분은 총 3만2105주로 매각가는 2만1000원선이다.

11월 초 1만2000원을 오르내리던 금호산업 주가는 18일에는 2만1000원을 돌파하는 등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11일 금호산업 채권단이 금융기관 보유 중인 지분을 공동 매각하는데 합의한 데 이어 12일 호반건설이 금호건설 지분 171만4885주(5.16%)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하면서 현금실탄이 풍부한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경영권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추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회장의 입장에선 금호산업의 주가 상승이 그다지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채권단 보유 지분 중 ‘50%+1주’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는 박회장은 금호산업 인수 후보 1위에 꼽히지만 문제는 재원 마련이다.

시장에서는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산업 지분 57.5%의 가치는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포함해 3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그 이상 가격이 치솟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호반건설 지분매입으로 금호산업 인수전이 뜨거워지고 금호산업 주가가 오를 경우 박 회장이 조달해야 하는 자금 부담은 더욱 더 커지는 상황이다.

박 회장이 당장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지난 2011년 금호석유화학이 그룹에서 계열 분리되는 과정에서 박 회장이 보유 중이던 금호석유화학 지분 5.3%를 매각해 확보한 2074억원 정도가 전부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나마 박 회장과 아들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이 보유 중인 금호산업(10.4%)과 금호타이어(5.22%) 지분도 주식담보대출의 담보로 설정돼 있어 이를 활용한 현금 마련은 사실상 어렵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수 임원들이 고점에서 지분을 매도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지부진했던 주가가 탄력을 받자 너도나도 매도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지만 여러 임원들이 한꺼번에 집중해 매도에 나섰다는 점에서 단순 차익 실현 목적 보다는 전략적인 선택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금호산업 채권단은 전일 금호산업 매각 주간사로 크레디트스위스와 법무법인 태평양이 참여한 컨소시엄을 선정하면서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채권단은 금호산업의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 기한을 2년 연장하고 지분 매각이 완료되면 워크아웃도 동시에 졸업하도록 결의하면서 사실상 박 회장 측의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장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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