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삼성테크윈·종합화학 인수 재계 9위 등극…김승연, 승부수 띄웠다

입력 2014-11-2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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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DB)
수많은 인수·합병(M&A)을 통해 그룹의 덩치를 키운 김승연<사진> 한화그룹 회장이 다시 한번 그룹 성장을 좌우할 만한 승부수를 띄웠다. 삼성테크윈과 삼성종합화학 등 삼성그룹 4개 계열사를 패키지 인수키로 한 것. 한화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한진그룹을 제치고 재계 서열 9위로 한 계단 올라서게 됐다.

한화그룹의 모태는 1952년 현암 김종희 회장이 1952년 6·25 전쟁 당시 사업보국을 내세우며 설립한 한국화약이다. 한화그룹은 이후 다수의 M&A를 통해 그룹의 덩치를 키워왔다. 특히 1981년 김승연 2대 회장이 취임한 이후 M&A 속도가 한층 더 빨라지고 규모도 커졌다.

한화그룹은 1982년 한양화학과 한국다우케미칼(현 한화케미칼)을 인수하면서 10대 그룹으로 발돋움했다. 김 회장은 제2차 석유파동으로 당시 세계 석유화학경기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었으나 향후 시장의 발전을 확신해 임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들 회사를 인수했다. 이를 계기로 1980년 7300억원 규모이던 한화그룹 매출은 1984년 2조1500억원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했고, 지금의 한화케미칼은 한화그룹의 현금창출원 역할을 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이후에도 정아그룹(1985년·현 한화H&R), 한양유통(1986년·한화갤러리아), 골든벨상사(1995년·한화무역) 등을 잇달아 사들여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2000년대 들어서도 M&A 행보는 멈추지 않았다. 동양백화점(2000년·한화타임월드)과 대우전자 방산부문(2001년· 한화 구미공장), 신동아화재해상보험(2002년· 한화손해보험) 등의 경영권을 차례로 인수하면서 몸집을 불려나갔다.

이 가운데 2002년 대한생명(현 한화생명) 인수는 한화그룹 M&A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한화그룹은 인수 당시 2조3000억원이었던 대한생명의 누적 손실을 6년 만인 2008년에 완전해소하고 연간 이익 5000억원을 창출했다. 보험업계 2위인 한화생명은 현재 한화그룹 전체 매출의 50%를 담당할 정도로 성장했다.

이외에도 2002년 63시티(한화 63시티) 인수와 2007년에 미국 자동차 부품·소재기업인 아즈델(AZDEL)을 품에 안아 자동차 부품·소재를 전 세계 자동차 업체에 공급하는 네트워크를 갖췄다. 2008년에는 제일화재해상보험(한화손해보험)과 새누리상호저축은행(한화저축은행)을 잇따라 사들였으며 2010년에는 푸르덴셜투자증권(한화투자증권과 합병)과 솔라원파워홀딩스(한화솔라원)를 인수했다.

2012년에는 당시 파산기업이었던 독일의 큐셀(한화큐셀)을 인수하면서 태양광 투자를 본격화했다. 한화큐셀은 인수 당시 누적 영업적자 4600억원에 공장 가동률은 20~30%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작년 기준 5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과 가동률을 100%로 끌어올렸다.

한화그룹은 과감한 M&A로 석유화학과 금융, 레저 및 유통, 건설, 태양광에 이르는 수많은 사업을 거느리게 됐다. 이번 삼성그룹의 석유화학 및 방위산업 계열사까지 인수하게 돼 자산규모 37조원인 한화그룹은 39조원인 한진그룹을 제치고 재계 서열 10위에서 9위로 올라서게 됐다.

재계는 최근 미국의 다우케미칼 등 대형 M&A를 물색하던 한화그룹이 삼성그룹을 택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2조원대에 달하는 대규모 거래인 만큼 김승연 회장의 의지가 적극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거래 규모를 고려하면 총수의 의지가 반영된 것은 당연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인수를 계기로 최근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 중인 한화그룹의 행보가 빨라질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지난 6월 계열 제약사인 드림파마를 미국계 제약사인 알보젠에 매각키로 결정했고, 그에 앞서 한화첨단소재 건자재사업부를 모건스탠리PE에 매각했다. 또 편의점 업체인 씨스페이스와 포장지 제조회사인 한화폴리드리머도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한화그룹은 차세대 핵심사업으로 석유화학, 첨단소재, 태양광을 내세우고 있으며 비주력사를 매각하고 주력 사업과 관련된 회사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한화케미칼이 지난 8월 KPX화인케미칼 지분 51%를 사들였으며, 2년 내 매출 4000억원 규모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첨단소재 부문에서는 건자재 부문을 매각한 한화L&C 소재부문을 한화첨단소재로 사명을 변경했다. 한화첨단소재는 향후 차량 경량화를 위한 탄소계 복합 소재 개발, 전자 소재 부문의 나노 프린팅 및 코팅 기술 개발 등 첨단 소재 사업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태양광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우선 한화큐셀이 말레이시아 공장에 800MW 규모의 모듈 생산라인을 새로 짓기로 했다. 또 말레이시아 공장의 셀 생산규모도 1.1GW에서 1.3GW로 증설 중이다. 한화솔라원 역시 올해 연말까지 셀 생산규모를 1.5GW, 모듈 생산규모는 2GW까지 증설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폴리실리콘 공장을 가동 중인 한화케미칼은 내년 초반까지 1만3000톤, 하반기까지 1만5000톤으로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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