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적 다양성이 금융 버블을 막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쉰 S. 레빈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에반 A. 아펠바움 매사추세츠주공과대학(MIT) 슬론 스쿨 교수 등 6명의 학자가 공동 연구한 결과다.
이들은 ‘인종적 다양성은 가격 버블을 꺾는다(Ethnic diversity deflates price bubbles)’는 연구 보고서에서 인종적으로 단일한 투자자들이 모여있는 시장일 수록 개인이나 금융시장 전체의 실수가 더 많이 발생할 뿐 아니라 의사결정의 사회적 맥락으로부터도 버블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반대로 인종적으로 동질할 경우 다른 사람의 결정을 과도하게 믿게 되는 경향이 있다. 이를테면 “내 친구가 모지기증권(ABS)에 투자했는데 나도 해야겠어!”라는 식. 이것이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를 유발해 버블을 형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동남아와 남미 지역에 시장을 만들어 실험했다. 이들은 동질적인 투자자들이 모임 시장이 버블에 더 민감하고 자산의 가격 형성에 있어서도 능숙할 것으로 가정했다.
아펠바움 교수는 “다른 연구에서도 이질적인 그룹이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집단판단(mock juries) 연구들을 보면 다양한 주체들이 모여있는 집단일수록 대안을 잘 생각해 냈다”고 전했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벌어진 튤립 파동은 역사상 최초의 투기 거품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역시 동질적인 집단에서 튤립이 엄청나게 유행하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봤다. 이질적인 집단이었다면 튤립 유행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존재했을 것이고 이 때문에 버블 가능성이 줄었을 것이란 얘기다.
결국 전 세계 주식 거래자나 금융인들이 더 인종적으로 다양해질 수록 시장은 효율적으로 돌아갈 수 있으며 2007년 금융위기와 같은 재앙적인 버블을 다시 만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결론이다.
논문의 내용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