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권 및 인수합병(M&A) 업계에에 따르면 하나은행을 비롯한 10여개 채권단은 대한전선의 우발채무를 모두 정리한 뒤 클린컴퍼니로 재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무엇보다 단독으로 입찰한 한앤컴퍼니가 제시한 인수가격이 채권단의 희망가격과 차이가 매우 크다는 점이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한앤컴퍼니가 출자전환까지 요구하면서 결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채권단은 차라리 우발채무를 완전히 해소시켜서 재매각하는 등 다른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기류가 강하다.
매각측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비영업자산 가치가 우발채무와 일부 연관이 있지만 대한전선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전선업체고, LS전선과 동등한 기술력을 가진 회사인데 무형 가치를 인정하지 않으면 딜이 안 된다”며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현재 초고압케이블 수주잔고가 계속 늘고 있으니 비영업자산을 처분해 우발채무를 줄여서 재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유동자금 부족 등으로 대한전선의 매출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즉 현재의 매출만으로 대한전선 몸 값을 매겨서는 안된다는 것. 대한전선 에비타가 2009년 1000억원, 2010년 1100억원을 기록했기 때문에 정상화만 되면 1000억원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부채 7000억원을 제외하고 비영업자산 가치를 추가하면 시가총액(3115억원)과 비슷한 가격이 나온다는 설명이다.
한앤컴퍼니와 채권단의 가격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것은 밸류에이션을 계산하는 양측 시각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한앤컴퍼니는 지난 12일 단독입찰하면서 채권단에 출자전환도 함께 요구했다. 즉 대한전선의 부채를 줄여달라는 의미다. 출자전환(부채감축 규모) 규모는 한앤컴퍼니가 제시한 입찰 가격과 맞먹거나 더 큰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후보자측의 실사 결과 대한전선의 올해 예상 에비타는 500억원, 최대한으로 잡아도 800억원이다. 특히 대한전선처럼 우발채무가 많은 회사는 매각 가격이 에비타 10배를 넘기기 어려우므로 매각가는 4000억원, 최대 7000억원을 넘지 못 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대한전선이 채권단에 진 부채 7000억원, 개인적으로 진 부채 2000억원을 감안하면 계산이 안 나온다는 것.
한 M&A 관계자는 “한앤컴퍼니가 대한전선 인수의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인수자 입장에서는 채권단이 출자전환하지 않으면 부채가 너무 커 제 값보다 비싸게 사는 것이기 때문에 무리한 요구를 했다고 비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일단 채권단 내부에서는 현재 한앤컴퍼니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르면 오늘, 늦어도 내일까지 하나은행 등 채권단은 의견을 하나로 모아 매각 진행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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