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악성대출이 큰폭으로 늘면서 경기둔화가 갈수록 심화할 것이라는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CBRC)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은행들의 부실대출과 부실지급보증액을 합친 부실채권(NPL) 규모는 7669억 위안으로 전분기 대비 725억 위안(약 13조원) 증가했다고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2005년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NPL이 전체 여신에서 자지하는 비중도 1.16%로, 전분기의 1.08%에서 높아졌다.
블룸버그 집계에서 전문가들은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4%로 199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내년에 현재 7.5%인 성장률 목표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토미 셰 싱가포르 화교은행(OCBC) 이코노미스트는 “경기둔화 여파로 앞으로 수개 분기 NPL이 계속 증가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시장 냉각 등에 자금수요도 ‘꽁꽁’ 얼어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14일 10월 신규 위안화 대출이 5483억 위안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의 8572억 위안에서 급감하고 시장 전망인 6264억 위안도 밑돈 것이다.
같은 기간 위안화 대출은 물론 외화 대출과 채권 발행, 각종 그림자금융 등 시중에 공급하는 유동성을 종합한 사회융자총액은 6627억 위안으로, 역시 전월의 1조500억 위안에서 급감하고 전문가 예상치 8875억 위안에 못 미쳤다. 광의통화(M2)는 전년 동월 대비 12.6% 증가했다. 시장 전망은 전월과 같은 12.9%였다.
UBS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부동산시장 냉각으로 은행들이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고 대출수요도 약하다”며 “경기둔화에 내년 초 인민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중국 최대 온라인 부동산정보업체 소우펀홀딩스가 이달 초 발표한 지난달 중국 100대 도시 신규주택 평균 가격은 ㎡당 1만629위안으로 전월 대비 0.4% 떨어져 6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천싱둥 BNP파리바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선택적인 완화정책은 효과가 없었다”며 “경기부양 수단은 인민은행으로부터 나오지만 실물경제에 도움이 돼야 한다. 현재 문제는 구조적인 것이지 경기순환적인 것이 아니다. 그래서 거시경제적 부양책은 거의 쓸모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