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형 주가연계증권(ELS)의 원금손실(녹인ㆍKnock-in)에 대한 과장된 위기론이 전체 ELS 시장을 죽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ELS는 특정 종목이나 주가지수의 수치에 연계한 증권이다. ELS는 시중은행 금리가 2%대로 내려오면서 대체 투자수단으로 각광을 받으며 2011년 이후 급격히 팽창해 현재 발행잔액 기준 투자금이 51조원을 넘어섰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를 비롯해 정유, 화학주 등의 주가가 최근 급락세를 보이면서 이들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가 원금손실을 입을 우려가 확산됐다. 특히 최근 국내 수출기업의 실적 악화와 경기둔화, 엔저 공습 등으로 주가가 부진하자 공포심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종목형 ELS의 위험성이 부풀려지며 규제의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하지만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우려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다. 더 나아가 금융당국의 어설픈 규제로 시장 자체가 죽어 버린 ELW(주식워런트증권)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도 업계에서는 녹인 구간에 진입한 그 자체로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데도 마치 손실이 발생한 것처럼 오인되는 상황을 크게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단 한 번의 녹인 터치에도 손실을 입는 키코(KIKO) 트라우마가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ELS는 녹인을 터치했다고 해서 무조건 손실을 보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ELS는 녹인 기준선을 터치한 이후 대부분 만기상환 가격만 제시되는 경우가 있지만 만기까지 주가가 만기상환 가격 기준선 이상만 유지되면 원금 손실 없이 원금과 이자를 상환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ELS뿐만 아니라 펀드도 원금손실 우려가 있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금융투자시장은 본질적으로 원금손실 위험성을 감수하고 은행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종목형 ELS는 개별 종목에 따라 위험이 있고 수익률이 달라지는데 몇몇 종목이 녹인에 진입했다고 해서 규제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 또한 “규제 여부는 과거에도 검토를 했지만 그때마다 적절치 않다는 판단으로 직접 규제에 나서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종목형 ELS 자체도 원금 손실 위험성이 있는 투자상품인데 원금 손실이 났다고 해 위험성과 규제만을 강조하기보다는 투자의 첫 단계인 가입 권유부터 위험성을 충분히 고지하고 투자자가 현명한 판단을 내리는 등 투자 문화의 성숙이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