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정당방위 논란 ‘뇌사 도둑’, 원래 중증 뇌질환자”

입력 2014-11-0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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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이 6일 최근 한 절도범이 남의 집에 침입했다가 빨래건조대로 얻어 맞아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도둑 뇌사’ 사건과 관련, 이 절도범이 원래부터 중증 뇌질환 환자였다고 주장했다.

집주인인 20대 청년이 빨래 건조대로 내려친 게 의식불명의 직접적 원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셈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박 의원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전날 춘천 교도소에서 수감중인 20대 청년을 면회한 사실을 소개하면서 “춘천교도소에 가서 깜짝 놀랄만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굳이 (절도범의) 전과에 대해선 이야기 안하겠다”며 “개인 신상에 관한 것이라 말하긴 조심스럽지만, 교도관 등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던데 소문에 의하면 이 도둑은 중증 뇌증환 환자”라고 말했다.

이어 “CT(컴퓨터 단층)나 MRI(자기공명영상)를 분석하면 폭력과 기왕증(旣往症·환자가 과거에 경험한 질병) 가운데 어떠한 게 식물인간 상태에 더 영향을 많이 줬는지 상당히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며 의식불명 상태에 대한 정확한 원인 재조사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몸무게 62㎏의 가냘프고 왜소한 청년이 5∼10분간 때렸다고 해서 식물인간으로 만들 완력이 있었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판결문에 적시된 ‘증거의 요지’는 진술 말고는 없다. 신경외과 전문의 등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조사했어야 한다. 인과관계에 대한 엄격한 증명이 필요하다”고 부실수사 및 부실판결 의혹을 제기했다.

황교안 법무장관은 박 의원의 지적에 “일리가 있는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기왕증에 의한 것인지, 이번 폭행으로 인한 것인지 다시 검토해 보겠다”며 “여러 걱정에 대해 다시 면밀하게 지금이라도 조사를 해서 필요한 조치들을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폭행이 아닌 다른 원인에 의해 (절도범이) 식물인간이 된 것이라면 20대 청년을 빨리 석방시켜야 한다”며 이번 사건에 대한 법사위 차원의 진상규명위 구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3월 자신의 집에 침입한 50대 도둑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빨래 건조대 등으로 때려 뇌사 상태에 빠지게 한 혐의로 20대 청년을 기소했으며, 1심 법원도 검찰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해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 판결이 알려지면서 정당방위 및 과잉방위의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제기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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