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집권 여당인 민주당의 ‘11.4 중간선거’ 참패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앞으로 의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나 이민개혁법은 연내 행정명령을 강행할 것이라고 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이날 오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은 명백히 기분 좋은 밤을 보냈고 그들은 선거를 잘 치른 것에 대해 칭찬받을 자격이 있다”며 공화당의 승리를 축하했다. 이어 “유권자들이 보낸 메시지를 분명히 들었다. 그것은 양당이 협력해 일을 제대로 잘하라는 것이고 이제 다 함께 협력해 일을 추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대책,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작전 등을 오바마 대통령은 거론하며 “남은 임기 2년 동안 계속 일을 열심히 하고 공화당의 생각을 들을 것이며 최대한 생산적이 될 수 있도록 공화당 주도의 새 의회와 열심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화당이 강력히 반대하는 이민개혁과 관련해서는 공화당의 협조를 요청하면서도 의회 차원의 조치가 없을 때는 “올해가 가기 전에 이민시스템 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 법적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혀 이민개혁 행정명령을 강행할 것을 예고했다.
이 같은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상ㆍ하 양원을 장악한 공화당과 최대한 대화하고 협력하겠으나 핵심 국정어젠다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이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공화당과의 마찰 속에 정국경색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매코널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선거 승리를 축하했으며 기자회견 도중 그를 “솔직한 사람(straightforward)”이라고 치켜세웠다.
한편 지난 4일 시행된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원·하원을 모두 석권하면서 미국 정치의 판도가 8년 만에 '여대야소'로 바뀌었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선거 패배는 오바마 정부의 그간 업무 수행 및 성과에 대한 미국인들의 심판인 만큼 권력누수(레임덕)가 가속화 되면서 국정운영 기조전환에 대한 압박이 거세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