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이뤄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공화당에 패하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국정운영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패배는 오바마 정부의 그간 업무 수행 및 성과에 대한 미국인들의 심판인 만큼 권력누수(레임덕)가 가속화 되면서 국정운영 기조전환에 대한 압박이 거세질 전망이다. 한편 입지가 좁아진 오바마 대통령의 선택에 따라 의회를 완전히 장악한 공화당과의 마찰이 심해져 정국 경색이 심화할 수 있다는 관측과 공화당과 절충점을 찾아 대타협을 이뤄낼 수도 있다는 정반대의 의견도 제기됐다.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의 패배는 예전부터 충분히 예견됐다. 전통적으로 중간선거는 집권 여당에 불리했고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피로감과 함께 여러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가장 큰 패배요인은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40%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게다가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위협에 대한 대응 등 외교정책 실패에 대한 논란, 에볼라 확산 우려에 대한 대처 미흡 지적 등이 잇따랐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유일하게 내세우는 경제ㆍ고용 성과가 지표상으로는 회복세를 나타냈지만 국민이 느끼는 체감 지수는 거의 나아지지 않아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또 대선보다 중간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상대적은 낮은 상황에서 여당 지지자들이 투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야당 지지자들은 더 적극적으로 투표 나선 것 또한 민주당 패한 원인 중 하나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중간선거 이후 선거결과와 관계없이 이민개혁에 관한 행정명령을 발동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이에 공화당은 ‘불법이민자 사면법안’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강행 시 제소로 맞설 것을 강조했다. 이민개혁법 이외 온실가스 규제, 최저임금 인상 등 공화당이 강력히 반대하는 이슈가 많아 양당의 충돌지점은 예상보다 많은 상황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공화당과의 타협 없이는 어떤 일도 추진할 수 없어서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과 대타협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