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3일 한일관계와 관련해 "한국과 일본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 실현을 위해 협력해야 할 동반자다"며 "다만 역사 문제 인식, 특히 군대 위안부 문제가 현안으로 돼 있어 이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한 빌럼-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과의 정상회담에서 네덜란드 측이 동북아 국가간 관계 및 한·중·일 3국 관계 발전에 대한 EU(유럽연합)의 기여방안을 문의하자 이같이 답했다.
한국과 네덜란드는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일제로부터 비슷한 피해를 본 당사국이어서 이날 정상회담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문제를 논의할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방한에 앞서 일본을 국빈방문한 빌럼-알렉산더르 국왕은 지난달 29일 아키히토(明仁) 일왕 부부 주최 궁중만찬에서 "우리나라 국민이나 병사가 체험한 것을 잊을 수는 없다. 전쟁의 상흔은 지금도 많은 사람의 인생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희생자의 슬픔을 계속되고 있다"며 제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의 잔학행위를 직접 언급한 바 있다.
회담에서 박 대통령은 현정부의 대표적 대북·외교 정책인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을 설명한 뒤 "최근 동북아평화협력구상 실행을 위해 미·중·일·러·EU·유엔 등이 참가한 국제포럼을 개최했는데 여러 나라가 이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협력의제를 제시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박 대통령은 회담에서 기후변화 대응 협력, 창조경제 협력, 뇌융합 연구 협력, 양국 물 기업들의 제3국 공동진출 활성화 등을 제안했고, 이에 네덜란드 측은 공감을 표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빌럼-알렉산더르 국왕은 박 대통령이 지난 3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계기에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네덜란드를 공식 방문한데 대한 답방 차원으로 방한했다.
특히 빌럼-알렉산더르 국왕의 방한은 1961년 한·네덜란드 수교 이후 네덜란드 국가 원수로서는 최초의 국빈 방한이다.
회담에는 네덜란드 측에서 아르헨티나 태생 막시마 왕비도 함께해 노령화 분야에서 양국간 협력을 제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