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위안부 문제를 보도한 기자 출신 강사를 해고하라는 극우세력의 협박에 저항해온 일본 호쿠세이가쿠엔대학이 해당 강사와의 재계약을 포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31일(현지시간) 일본 NHK가 보도했다.
호쿠에시가쿠엔대학은 훗카이도 삿포로시에 있는 사립대학이다. 다무라 신이치 호쿠세이가쿠엔대 학장은 29일 학내회의에서 “시간강사로 재직 중인 우에무라 다카시 전 아사히 기자를 내년에는 고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우에무라는 1991년 아사히신문 기자 시절에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의 증언을 기사화해 군 위안부 문제가 일본 사회에 널리 알려지게 했다.
다무라 학장은 “학교 및 학생을 겨냥한 테러 위협을 예방하고자 들어가는 인력 및 금전적 부담, 내년 입학시험 정상 시행 여부에 대한 불안 등의 이유로 우에무라 강사와의 고용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NHK와의 인터뷰에서는 “아직 결정된 사항은 아니고 앞으로 다양한 절차가 있어 이사회와의 협의 등을 거쳐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일본 우익들의 군 위안부 부정 공세가 거세지며 호쿠세이가쿠엔대에는 우에무라 강사 해고를 요구하는 협박 전화, 편지 등이 잇따랐다. 특히 지난 8월 아사히 신문이 군 위안부와 관련해 과거기사 10여 건에 대해 오보임을 인정하고 취소한 이후 협박의 강도가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호쿠세이가쿠엔대는 협박에 대해 처음에는 굴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천명했고 그에 대해 학문의 자유 침해를 우려하는 일본학자, 법률가, 언론인 등 400여 명이 ‘지지말라 호쿠세이 모임’을 이달 초 설립해 응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