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단청 화학안료 사용… 인건비도 빼돌려

입력 2014-10-28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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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1호 숭례문의 단청 시공을 맡은 단청장이 공사비를 빼돌리고 부실 화학안료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숭례문 단청 공사를 하면서 사용이 금지된 화학안료와 접착제를 쓰고 인건비를 줄여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사기·업무상 배임)로 홍창원(58) 단청장, 제자 한모(48)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전통기법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하도록 한 혐의(직무유기)로 문화재청 직원 최모(55)씨 등 5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공사 과정을 제대로 감리하지 않은 혐의(업무상 배임)로 감리사 이모(50)씨 등 2명을 입건했다.

홍 단청장 등 6명은 2012년 8∼12월 숭례문 단청 복구공사를 진행하면서 화학안료인 지당과 화학접착제인 포리졸을 사용, 단청이 벗겨지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홍 단청장은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로 2009년 12월 문화재청이 발주한 숭례문 복구공사의 단청분야 장인으로 선정됐지만, 전통기법으로 단청을 복구해본 경험은 1970년 스승이 하는 공사에 잠시 참여했던 것이 전부였다.

홍 단청장은 공사가 시작되자 전통복원에 어려움을 겪었고, 날씨가 추워지면서 전통접착제인 아교가 엉겨붙자 이를 숨기려고 화학안료를 전통안료와 2대8의 비율로 섞고, 화학접착제도 1대3의 비율로 물에 섞어 사용했다.

부실공사가 이뤄진 단청은 결국 2012년 12월 공사가 끝난 후 3개월 만에 벗겨졌다. 재시공에 필요한 비용은 11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홍 단청장은 공사비 7억3000여만원 중 인건비 3억9000여만원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시공기술에 대한 자문 임무를 맡은 문화재청은 전통기법의 단청장 명성만 믿고 적용기법에 대한 안정성을 검증하지 않는 등 직무를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감리사들은 규정상 조채(안료배합) 과정에 입회해 단청기술자가 직접 하는지 확인해야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아 무자격자들이 조채하는 것을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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