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8년 전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에 처음 합의했을 당시 군내 주요 보직에 있던 인사들이 현재도 외교안보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앞서 한미는 지난 2006년 10월 워싱턴에서 개최된 제38차 안보협의회(SCM)에서 “(전작권은) 2009년 10월 15일 이후, 그러나 2012년 3월 15일보다 늦지 않은 시기에 한국으로 신속히 이전한다”고 합의했다. 환수 시기를 두루뭉술하게 표현하긴 했으나, 전작권 환수 시기에 대한 양국의 첫 합의였다.
당시 군내 핵심 직위자는 윤광웅 국방부 장관(퇴임), 한민구 국방부 정책기획관(현 국방장관), 김규현 국방부 국제협력관(현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장), 류제승 합참 전략기획처장(현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등이었다.
한 장관은 2006년 말 장성 진급 인사에 의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이동했다. 김관진 현 국가안보실장도 같은 시기에 합참의장으로 임명됐고 한미는 이듬해 전작권 환수 시기를 ‘2012년 4월 17일’로 합의했다.
지난 2006년 10월 국방부의 SCM 합의 결과 발표를 보면 미국 측은 2009년 이전을 원했으나, 우리 측은 군의 준비능력 등을 고려해 2012년을 희망했다. 당시 우리 군은 2012년이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핵심전력을 상당 부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군이 8년 전엔 전작권 환수 시기를 2012년이면 적절하다고 군사적 판단을 내려놓고 이번엔 “당시 전작권 협상 때와 상황과 조건이 변했다”는 논리로 재연기 협상에 나서 아이러니한 상황을 연출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27일 “한 장관은 당시 국방부 정책기획관으로 남북군사회담 업무에 주력했으며 전작권 전환 업무는 정책기획관 소관이 아니었다”면서 “그때는 국방정책홍보본부장(현 국방정책실장)에서 전작권 전환 업무를 주관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