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신뢰회복·LIG손보 인수·조직력 강화 등 현안 산적
KB회장 최종 후보에 내정된 윤종규 전 부사장의 어깨는 그 어느때보다 무겁다. 금융사고와 내분사태로 땅에 떨어진 고객신뢰를 회복하고 직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특명을 안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불안정한 지배구조 탓에 금융당국에 발이 묶여있는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을 받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 글로벌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소매금융 강화를 통해 리딩뱅크를 탈환 할 키맨 윤 내정자의 행보에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 내정자가 회장에 오른 뒤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할 현안은 LIG손보 인수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KB금융의 LIG손보 자회사 편입 승인을 차기 회장 선출 이후로 미룬 상태다. 오는 27일까지 인수작업이 완료되지 않을 경우 KB금융은 매일 1억원의 지연이자를 내야 한다. 이 때문에 윤 내정자가 수장에 오르자 마자 금융당국 지적사항인 경영불안을 해소해 LIG손보의 자회사 편입 승인 심사를 통과시켜야 한다.
KB금융의 고질병인 채널갈등을 해소하는 것도 당면과제다.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합병지 13년이 지났지만 현재 국민은행은 1채널(옛 국민은행)과 2채널(옛 주택은행)간 편가르기가 계속되고 있다. 새로운 최고경영자(CEO)가 올 때마다 출신 채널에 따라 물갈이 인사를 경험했다. 채널간 갈등에서 비롯된 줄서기 문화는 결국 KB금융 경쟁력을 떨어뜨렸다.
수장에 오른 윤 내정자는 성과와 능력에 근거한 인사보상체계를 통해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고객신뢰를 회복하고 직원사기를 끌어올리는 일도 중요하다. KB금융은 국민주택채권 횡령, 일본 도쿄지점 부당대출, 개인정보 유출, 내분사태 등을 겪으며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 이 과정에서 2만8000여명에 달하는 KB금융 직원들의 사기도 크게 떨어졌다.
임영록 전 회장과 이건호 전 행장으로 인해 껄끄러워진 금융당국과의 관계를 다시 회복하는 것도 신경써야 할 부분이고 국내 ‘제살깎아 먹기’ 경쟁에서 벗어나 글로벌 진출 로드맵을 쓰는 것도 서둘러야 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현재 KB는 금융사고와 내분사태로 인해 뒤쳐졌던 경쟁력을 회복하고 리딩뱅크로 거듭날 수 있는 기로에 서있다”라며 “새 회장의 향후 1년 행보가 앞으로의 ‘KB 10년’을 좌우하는 중요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