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중국으로 도주한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씨의 은닉자금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은닉자금의 흐름 일부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지검은 조씨의 숨긴 재산을 채권단에 귀속시키지 않고 개인적으로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등으로 황모씨 등 다단계 피해자 채권단 관계자 5명을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황씨 등은 2008년 11월 다단계 피해자 채권단 이름으로 조씨가 투자한 회사의 경영권을 인수한 뒤 이 회사 소유의 백화점을 매각한 대금 등을 개인 채권이 있는 것처럼 속여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조씨가 2008년 업자 H(52)씨에게 고철 수입사업 명목으로 투자한 760억 원이 사실상 재산을 숨기기 위한 목적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혐의를 확인했다.
검찰은 채권단 관계자들이 고철투자 자금을 주식 투자에 활용할 수 있도록 묵인하는 과정에서도 불법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지검은 지난 2010년과 2013년 2차례에 걸쳐 관련 사건을 무혐의 처리했으나 상위 기관인 대구고검이 지난 7월 재조사를 요구하는 재기수사 명령을 내리면서 조씨 은닉재산에 대한 세 번째 수사에 착수했다.
한편 조희팔 사건은 대구, 인천, 부산 등지에 10여 개 피라미드 업체를 차리고 의료기기 대여업 등으로 고수익을 낸다며 2004년부터 5년 동안 2만 4천여 명의 투자자를 끌어모아 돈을 가로챈 다단계 사기 범죄다. 조씨 일당이 빼돌린 돈은 대략 2조 5천억 원 규모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