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폰의 활약으로 일본 전자부품 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부품 수급을 일본산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스마트폰업체의 선전이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는 일본 전자업계에서 ‘가뭄의 단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화웨이 샤오미 레노버 등 중국 업체들이 저가 전략을 바탕으로 애플과 삼성전자의 양강구도였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흔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선전에 따른 최대 수혜자가 무라타제작소, TDK 등 일본 부품 업체라고 보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현재 디스플레이나 와이파이(Wifi) 모듈 등 일본 부품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일부 제품은 부품액 가치 기준으로 전체 부품의 50%에 일본산을 쓰고 있다.
무라타제작소의 무라타 쓰네오 대표는 “거의 모든 휴대폰 제조사가 우리 고객”이라며 “중국의 부품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해마다 19%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일본 전자부품 업계에 부는 ‘중국 스마트폰 특수’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중국시장에서 샤오미는 올해 2분기 매출 기준에서 삼성과 애플을 제쳤다. 일각에서는 판매량 기준으로 중국 브랜드가 올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4분의 3을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중국 제조업체들이 자사 스마트폰의 성능 향상을 위해 일본산 부품의 수입을 늘리는 점도 일본 부품업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중국의 ZTE는 자사의 고급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 카메라모듈 등 핵심부품을 각각 일본 샤프와 소니에서 공급받고 있다. ZTE 루 치앤하오 마케팅전략대표는 “기술적 노하우, 제조기술과 품질 관리 등이 일본 부품업체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애플의 주요 디스플레이 공급업체인 재팬디스플레이는 최근 애플에 제품을 공급하는데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에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으나 내년 3월 말로 끝나는 2014 회계연도에 중국 스마트폰용 LCD 수주 규모가 세 배 가까이 늘어난 1800억엔(약 16억80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TDK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에 대한 매출이 4~6월 분기에 50% 증가했으며 로옴반도체, 니덱, 쿄세라도 수혜업체로 손꼽히고 있다.
한편 일본 부품업체들이 중국 스마트폰 호황을 넘어서 웨어러블 기기, 자동차, 헬스케어 등 신시장을 노리고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