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삼성은 샤오미와 화웨이 등 현지업체의 약진으로 1위 자리를 빼앗겼다. 충성 고객층이 두터운 애플은 대화면의 아이폰6와 6플러스를 앞세워 삼성이 개척한 것이나 다름없던 패블릿(스마트폰+태블릿) 시장에 발을 들여놓았다.
애플과 중국 업체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된 셈이다. 삼성이 평택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라인을 설립하기로 한 것도 이런 위기의식 속에서 온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최대 수익원인 스마트폰사업이 휘청거리면서 반도체 등 자신의 강점 분야로 다각화 전략을 펼치는 것이다.
그러나 소니와 블랙베리의 몰락을 살펴보면 삼성이 현재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일반 소비자 시장을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소니는 내년 3월 마감하는 이번 회계연도 적자가 2300억 엔(약 2조2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회사는 1958년 증시 상장 이후 처음으로 무배당 정책을 실시한다. 소니 몰락은 2000년대 초반 TV시장이 LCD시대로 접어들면서 그때까지 굳건히 지켜왔던 1위 자리를 삼성과 LG 등 한국 기업에 빼앗기면서부터다. 시대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주도권을 내준 것이다. 이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블랙베리도 한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손에서 떼놓을 수 없다고 말할 만큼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자랑했으나 애플 아이폰과 구글 안드로이드폰의 부상에 급격히 몰락하고 말았다. 두 회사의 몰락에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역시 일반 소비자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 할 수 있겠다.
블랙베리가 기업 고객 공략으로 회생을 모색하고 있지만 기업에서 실제로 제품을 쓰는 직원들이 블랙베리를 외면하는 판에 전략이 제대로 먹힐지는 미지수다.
물론 삼성이 스마트폰에만 집착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계속 사로잡을 수 있는 혁신을 보여주는 것이 삼성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상의 선택이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