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영역에서 절대평가 도입방안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하며 절대평가 도입을 공식화했다. 이 자리를 통해 교육부는 4~5개 등급안과 9개 등급안을 제시했다.
교육부는 20일 서울 중구 평가원에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공동으로 공청회를 주최했다. 교육부의 정책연구를 맡은 강태중 중앙대 교수는 '수능 영어영역 절대평가 방안 모색' 정책연구안을 발표했다. 그는 "우선 수능 영어영역의 절대평가 기준은 학교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설정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절대평가 방안을 4∼5개 등급으로 나누는 안과 9개 등급 안을 제시했다. 4~5등급 안의 경우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등급별 성취수준을 평가한다는 절대평가 취지를 살리려면 등급 수는 많아야 5개 정도 설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9개 등급 안은 현재 수능의 다른 영역의 등급 수와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의견이 반영됐다. 강 교수는 "9개 등급 안을 채택한다면 절대평가의 취지를 온전하게 관철하기보다는 기존 수능의 상대평가 속성을 어느 정도 유지해 과도적 절충을 시도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박찬호 계명대 교수는 등급 수 문제에 관해 9개 등급, 4∼5개 등급, 2∼3개 등급 등 3개안을 검토했다. 박 교수는 9개 등급 안에 대해 현재 9개 등급제를 유지할 수 있는 점을 장점으로 꼽으면서도 9개 등급을 구분하기 위한 분할 점수를 산출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4∼5개 등급 안은 학교 현장에서 예전부터 사용하던 방식으로 학교나 학생들에게 거부감이 덜할 수 있지만, 대학이 우수 학생을 가리기 위한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추가적인 요구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2∼3개 등급은 장기적으로 수능을 자격고사로 활용한다고 할 때 고려해 볼 수 있는 안으로, 추가적인 변별력 확보를 위해 대입에서 고교 내신성적 등을 이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토론자로 나선 전 한국교육평가학회장인 김신영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학교현장에서 5개 등급의 절대평가제를 사용하는 점을 들어 수능의 등급 수도 5개로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한편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부소장은 영어 절대평가 도입에 따른 사교육 풍선효과를 예방하려면 다른 영역에도 역시 절대평가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상대평가로 학생을 촘촘하게 줄 세우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말고 수능의 절대평가된 등급과 고교에서 받은 학생부를 바탕으로 대학이 학생을 선발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오는 24일 전남대, 29일 부산시교육청에서 후속 으로 공청회를 연 뒤 연내 수능 영어 절대평가 방안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