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외교 책사로 평가 받는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일본 국가안전보장 국장이 21일 방한해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포함해 우리측 외교·안보 라인 고위인사들과 연이어 면담을 한다.
청와대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야치 국장이 21∼22일 방한, 김관진 실장과 면담을 할 계획”이라며 “한반도와 동북아, 국제정세 등 전략적 사안에 대해 협의하고, 양국간 외교, 안보 분야 상호 관심사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야치 국장은 21일 김 실장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잇따라 만난 뒤 박근혜 정부 초대 주일대사를 지낸 이병기 국정원장과도 별도로 만나 만찬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출범한 일본 국가안전보장회의(일본판 NSC)의 사무국인 국가안전보장국의 초대 국장인 야치 국장이 한국을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취임 당시부터 방한 의사를 계속 밝혔으나 일본의 과거사 도발 등의 문제로 성사되지 못했다가 최근 차관급 전략대화가 재개되는 등 한일간 고위급 대화가 정상화되는 흐름을 보이면서 이번에 방한이 이뤄졌다.
일본의 국가안전보장회의가 집단자위권 행사 문제를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야치 국장은 김 실장 등과의 면담에서 일본의 안보 정책을 설명하고 집단자위권 행사와 관련한 구체적인 추진 동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중국 외교의 원로로 한중 관계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탕자쉬안 (唐家璇) 전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한중 지도자포럼 참석 차 20∼24일까지 일정으로 이날 방한했다. 탕 전 국무위원은 이날 정의화 국회의장을 예방하고 저녁에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만찬을 같이 했다.
그는 오는 21일 오후에는 청와대를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최근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박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도 있어 주목된다. 박 대통령이 지난 16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아셈(아시아유럽정상회의) 기간 중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회담한 데 이어 탕 전 국무위원과 연이어 만나는 것은 중국 지도층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