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 매각 바라보는 연기금 속사정

입력 2014-10-17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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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박스 인수전을 두고 중앙일보측과 맥쿼리펀드 LP들의 신경전이 거세다. 메가박스에 투자한 연기금들은 원금을 확보하길 원하고 중앙일보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투자은행(IB) 관계자에 따르면 “메가박스 지분을 올해 안에 매각하겠다고 정해진 것은 아니고 ‘적정한 가격’을 페이(지불)하는 곳이 있다면 판다는 말”이라며 “(중앙일보측이 맥쿼리측 지분을 사겠다고 제시한 가격은) 결국 연기금더러 손해를 보라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연기금이 지분 100% 매각을 고집했던 데는 이유가 있다. 현재 맥쿼리펀드가 소유한 메가박스 지분 평가액이 투자 원금보다 낮아 50% 지분만 매각하면 원금 손실이 나는 상황이다. 맥쿼리펀드의 LP인 연기금(행정공제회ㆍ국민연금ㆍ군인공제회)은 지난 2007년 메가박스 지분 50%를 2400억원에 취득했다. 이 때 중앙일보측은 후순위 론 200억원을 맥쿼리펀드가 만든 SPC(한국멀티플렉스투자)에 제공했으므로 연기금이 실질적으로 투자한 비용은 2200억원인 셈이다. 취득할 당시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이라 다소 비쌌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중앙일보측이 지분을 사겠다고 했을 때 꽤 높은 금액이라는 말도 있었지만 실제 제시했던 가격은 약 20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기금 입장에서는 원금 손실이 나는 상황이라 이를 거절하고 공개 매각을 결정한 것이다.

맥쿼리펀드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중앙일보측은 투자 원금 대비 이익을 많이 봤는데 100~200억원은 손해보더라도 연기금이 투자한 지분을 사줄 수도 있지 않나라는 생각도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앙일보측은 메가박스 지분 46.3%를 511억원에 취득했다. 제이콘텐트리가 운영하는 영화관 씨너스와 연기금이 투자한 메가박스를 합병할 때 후순위 론을 제공했으므로 총 711억원에 지분을 확보한 것이다. 현재 지분 평가액은 대략 1500억원 이상이므로 2배 이상 차익을 보고 있다.

한 M&A 관계자는 “연기금 입장에서 원금 손실은 매우 곤란한 상황이기 때문에 그 쪽의 요구가 무리한 것은 아니다”며 “다만 양쪽 모두 명분이 있어 이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경우 매각이 늦춰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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