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이 급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에볼라 공포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월가 전문가들은 투자자들 사이에 정부가 에볼라 사태를 통제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길 때까지 시장이 출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경제전문방송 CNBC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데이비드 쿠들라 메인스테이캐피털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이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신뢰하고, 병원의 치료 체계에 대해 안심할 때까지 시장의 충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CNBC방송의 주식 전문가 짐 크레이머는 “상당수의 기업이 호전된 실적을 발표했지만,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은 투자자들이 에볼라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에볼라 사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관련업종의 주가는 앞으로도 상당한 부침을 겪을 전망이다. 에볼라 치료제를 개발·생산하는 일부 생명공학기업의 주가는 급등했지만, 에볼라 사태에 따른 여행 위축 등의 우려로 항공업종과 호텔·숙박업종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에볼라 사태가 증시를 좌우할 펀더멘털적인 요인이 아니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조 테라노바 버튜스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에볼라 충격이 엄청난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중대한 헤드라인인 것은 맞지만, 해결책을 찾을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에볼라 공포를 진정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틀째 외부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에볼라 상황을 주시하기 위해 백악관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예비군의 현역 동원 권한을 국방장관에게 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또 에볼라 확산 우려가 있는 텍사스주 댈러스카운티에 비상사태(state of disaster)를 선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보건당국은 아직 에볼라 사태가 국민에게 중대한 위협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토마스 프리든 CDC 소장은 이날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이같이 밝히고 “신속한 진단과 적절한 분류 그리고 세심한 감염 통제로 에볼라 사태가 진정될 것으로 본다”라고 증언했다.
미국 내 첫 에볼라 환자를 돌보던 텍사스건강장로병원의 간호사 2명이 잇따라 에볼라 양성판정을 받았고, 이 중 한 명이 비행기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에서는 에볼라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가 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