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정유제품의 덤핑 수출이 진정세를 보이면서 국내 정유업계 실적이 개선되리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7일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정유제품 수출입 현황은 3개월만에 순수입으로 돌아섰다. 중국 정유업계는 지난 7월 45만톤, 8월 20만톤의 정유제품을 순수출했지만 9월 들어서는 32만톤 순수입으로 전환됐다. 중국은 여전히 123만톤의 정유 제품을 순수입하고 있으나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순수입 물량은 800만톤 가까이 감소했다.
이는 중국 정유업계가 정제마진 하락을 견디지 못해 정제설비 가동률을 줄였기 때문이다.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정유제품의 배럴당 복합정제마진은 1월 평균 6.55달러에서 8월 4.42달러로 32.5% 급락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근 중국 정유 업체들의 정제 설비 신·증설 계획 역시 취소되거나 지연되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중국 정유 업체들이 계획하고 있는 연 평균 50만~60만배럴 규모의 정제 설비 신·증설이 앞으로 계속 진행될 수 있을지도 의문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정제설비 증설과 반비례 관계에 있는 국내 정유업계의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이 자체 조달하는 물량이 많아질수록 국내 업체들은 수출 실적이 하락하고, 남아도는 물량을 국제 중개시장에서 헐값에 처분하는 악순환을 겪는다.
올해 상반기 국산 석유제품의 대중 수출액은 33억1960만 달러로 작년 동기에 비해 26.9% 감소했다. 중국 수출이 막힌 물량은 중개시장으로 쏠려 동기간 국제석유시장이 있는 싱가포르와 ARA거래소를 둔 네덜란드로 수출한 금액은 64억3623만 달러와 11억3860만 달러로 36.9%, 126.3%씩 증가했다.
KTB투자증권 이충재 연구원은 “4분기에 난방유 수요 등으로 중국의 정유제품 수요 증가로 순수입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여 국내 업체들의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