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3Q 호실적…숨어있는 '허수' 있었네

입력 2014-10-16 15:10 수정 2014-10-1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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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KT&G가 3분기 호실적을 냈다. 표면적으로 수출 증가 때문으로 보이지만 담뱃값 인상 예고에 따른 '가수요'가 급증한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현상은 4분기에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KT&G는 공시를 통해 연결기준 지난 3분기 매출 1조1065억원을 기록, 전년 같은 기간보다 8%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382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5.4% 늘었다. 이날 KT&G는 전일 대비 2900원(+3.15%)이 오른 9만4900원에 장을 마쳤다.

KT&G의 3분기 호실적은 인삼보다는 담배 매출이 기여했다. 담배 매출을 나타내는 별도 매출지수의 경우 작년 같은기간보다 11.7% 오른 722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21.5%나 증가한 2981억 원이다.

회사측은 이같은 호실적의 배경으로 중동 수출증가를 꼽았다. KT&G 이상기 본부장은 "작년 중동 상황이 좋지 않아 수출 시장 판매량이 급등락했다"며 "올해는 중동 상황이 안정됐고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 개척이 주효해 이 지역 수출량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4분기에도 수출 실적 호조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내년 담뱃값 인상을 앞두고 이미 인상 시기가 예고된 만큼 적잖은 사재기 분위기가 실적 향상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른바 가수요다.

이같은 가수요는 본격적인 담뱃값 인상이 시작되기 직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4분기 국내 매출과 영업이익 역시 현재 분위기를 이어가고, 인상 직전인 연말쯤 수요가 폭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내년 1분기 실적은 당분간 평년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담뱃값 인상으로 평균 판매가격은 상승하겠지만 대부분이 세금으로 충당되는 만큼 실질적인 수익은 예상보다 적을 것이란 분석이다.

나아가 금연 열풍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경우 소비 위축으로 인한 매출 감소가 담뱃값 인상분을 얼마만큼 상쇄할 것인지 여부도 관심사다. 투자업계에서는 가격인상으로 인해 담배소비가 많게는 16%까지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백운목·권정연 대우증권 연구원은 "담배에 붙는 세금·부담금에 대한 정부의 인상안이 확정돼 2000원이 오른다면 담배소비가 8~16% 줄어들 것"이라며 "(내년 초)KT&G의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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