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는 자동차, 안경 내비게이션, 손목시계 차 열쇠…자동차도 웨어러블 시대 연다."
갤럭시기어, G3워치R 등에 이어 애플워치가 출시되며 모바일 IT제품의 웨어러블(wearable) 바람이 일면서 글로벌 자동차업체들도 조심스레 웨어러블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자동차업체들은 자동차와 스마트기기의 결합, 또는 신기술 개발을 통해 운전자의 편의를 극대화하는 방편으로 웨어러블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영화 '아이언맨'의 최첨단 수트에서 착안한 웨어러블 이동장치는 이미 국내 기업에서도 시도됐다. 기아자동차는 5월 '2014 부산모터쇼'에서 착용식 이동수단 '웨어러블 케이(Wearable K)'를 선보였다.
매년 10월 남양연구소에서 사내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미래 이동수단에 대한 아이디어를 실물로 제작해 경연을 벌이는 '연구개발(R&D)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우수작으로 선정됐던 작품이다.
발에 끼고 움직이는 이동장치로 최고 시속 15km로 가속이 가능하다. 허벅지와 종아리 부분에 근력증강 기능을 탑재해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언덕길을 오를 수 있도록 해준다. 또 도심 주차문제 등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장점도 갖췄다.
웨어러블 아이디어를 좀 더 실용화한 디바이스도 있다.
기아차는 K3 출시 2주년을 맞이해 9월 한달간 K3 개인 출고고객을 대상으로 스마트키 기능을 탑재한 'K3 워치'(K3 Watch)' 1천500개를 선착순으로 한정 제공하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문 열림·닫힘, 트렁크 열림, 시동 걸림, 사이드미러 펴짐 등 기능을 갖춘 'K3 워치'는 원형 시계의 스포티한 다이얼 디자인에 블랙과 실버 두 가지 색상을 기본으로 레드 초침을 사용했다. 주요 고객층인 20∼30대 남성들이 키를 잘 잃어버리고 소지하기 귀찮아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벤트 시작 3일만에 500명이 넘는 고객이 K3를 계약할 정도로 큰 효과를 봤다.
사실 웨어러블 스마트키는 2012년 도요타가 대형 세단 크라운에 적용해 처음 시도한 바 있다. 하지만 장년층이 선호할 구식 디자인에 4만 엔의 높은 가격 탓에 외면을 받고 사라지자 기아차가 타깃층을 달리해 새롭게 개발한 것이다.
기아차는 K3 워치에 대한 호응에 힘입어 이런 '웨어러블 스마트키'를 새로 출시되는 차량 모델로 확대 적용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현대차도 이런 흐름에 뒤쳐지지 않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4 CES에서 신형 제네시스와 연동한 구글 글라스 작동 시연을 펼치며 웨어러블 실험에 가세했다.
현대차의 블루 링크(Blue Link)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광학식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구글 글라스에 연동해 운전자가 시선을 뺏기지 않으면서도 각종 계기판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구글 글라스 사용자가 블루 링크 글라스웨어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이를 이용해 원격 시동과 도어락 기능, 차량의 위치 정보를 파악할 수 있고 네비게이션 기능과 연동해 목적지를 안내받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앞서 독일 BMW는 삼성전자와 손잡고 올해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4 CES에서 전기차 i3의 차량 제어기능이 탑재된 삼성 갤럭시기어를 소개하기도 했다.
양사가 공동 개발한 갤럭시기어 전용 아이리모트(iRemote)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i3의 운전가능 거리, 도어의 개폐 현황, 운행기록, 목적지 설정 등 차량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지난해 CES에서 스마트워치 전문 제조업체인 페블사와 손잡고 개발한 스마트워치로 도어록 상태와 연료게이지, 차량위치 등의 정보와 전방의 사고나 공사 상황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닛산 역시 지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니스모워치를 선보였다. 차량 평균속도와 연료소비량 분석해 효율적인 운전법 알려주고 운전자의 심박수 정보 확인 가능하며 닛산에서 제공하는 차량정보를 전달받을 수 있게 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의 웨어러블화는 아직 미래 이동수단으로서 아이디어를 실험하는 단계에 머물고 있지만 현재 축적된 IT 디스플레이 기술은 스마트카를 실현할 수 있을 정도의 단계에 올라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