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권 예비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강연과 관련해 ‘슈퍼갑’ 행세를 해온 사실이 문서를 통해 입증됐다.
워싱턴포스트(WP)와 데일리 콜러 등 워싱턴에서 발행되는 신문은 16일(현지시간) 힐러리 측 대행사가 지난해 뉴욕주립대(SUNY) 버팔로 캠퍼스와 라스베이거스의 네바다대학 등 2곳과 패키지로 체결한 총 50만달러(5억1600만원 가량) 규모의 강연 계약서를 공개했다.
계약서에 따르면 힐러리 전 장관은 지난해 8월과 올해 8월 이들 학교에서 90분씩 강연을 하는 대가로 각각 27만5000달러와 22만5000달러를 받기로 했다.
액수도 액수지만 더 심한 것은 각종 조건이다.
힐러리 측은 뉴욕주립대 강연 계약에서 대통령이 사용하는 유리 패널 프롬프터를 제공하고 연설 도중 어느 누구도 연단에 올라올 수 없으며 질의자를 자신들이 직접 지명한다는 요구를 관철했다.
연설과 리셉션 등 모든 행사는 언론에 비공개로 진행되고 무대의 세트와 배경, 배너, 로고, 각종 장치 등은 물론 강연의 주제와 길이 등을 전적으로 자신들이 결정한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졌다.
계약서는 특히 힐러리 측에 이유를 불문하고 언제든 사전에 강연을 취소하거나 일정을 다시 조정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이밖에 두 학교 모두 20장씩의 귀빈용 티켓을 힐러리 측에 제공하고 힐러리가 개인적으로 기록에 남기기 위해 필요한 속기사 비용(각각 1000달러 이상)도 학교측이 부담하기로 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아직 강연이 이뤄지지 않은 네바다대학 학생들은 힐러리 측에 고액 강연료를 되돌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수업료가 최근 10년간 3배나 뛰었다며 분노를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