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제철의 자율협약이 확정됐지만 향후 구조조정 추진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동부제철 채권단은 1일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실무자 회의를 열고 동부제철 자율협약을 위한 사전협의를 마무리했다. 당초 우선변제권을 요구하던 신용보증기금이 한 발 물러나면서 극적인 합의를 도출했다. 자율협약이 개시되면 7일 만기가 돌아오는 동부제철 회사채 700억원에 대한 차환 지원이 이뤄진다.
채권단 관계자는 “7일 자율협약이 개시되면 채권단은 3개월간의 실사를 벌여 동부제철의 경영 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며 “실사후 경영정상화 방안이 나오면 이 안을 가지고 향후 무상감자, 출자전환 등을 통해 구조조정을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채권단을 통한 구조조정 역시 순탄치 않다. 채권단은 추가 지원을 위해 김준기 회장의 장남 남호씨의 동부화재 지분(14.06%)을 담보로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홍기택 산은 회장 역시 최근 “김 회장의 아들은 동부화재 지분이 비금융계열사 위기와 관계 없다며 담보제공을 거부한다”며“아들이 자수성가한 기업가가 아닌 이상 그렇지 않다”고 비판했다.
특히 채권단의 지원으로 동부제철은 한숨 돌렸지만 다른 계열사들의 부실이 워낙 심각해 유동성 위기가 언제든 닥쳐 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동부 채권단 관계자는 2일 "매각이 성사된 일부 계열사를 제외하면 동부가 지난해 마련한 자구계획안이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율협약 체결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동부인천스틸 패키지(동부제철 인천공장 및 동부당전발진)의 매각 무산을 제외하더라도 다른 자산들의 매각 진행 상황도 여의치 않다는 게 채권단의 설명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이달부터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동부 주요 계열사들의 회사채 만기 규모가 4244억원에 이른다”며 “결국 동부제철의 경영 정상화는 동부인천스틸(동부제철 인천공장, 동부제철 지분 100%)과 동부특수강, 동부하이텍(8.10%)의 매각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달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