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 증세를 일으켜 병원에서 응급 심장시술을 받았다. 오전 12시 현재 이 회장은 안정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총수의 갑작스런 건강악화에 따라 삼성의 긴장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11일 삼성과 의료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10일 밤 10시 56분 서울 한남동 자택 인근 순천향대학병원에 입원해 심폐소생술(CPR)을 받은 뒤 11일 0시 15분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회장은 순천향대학병원에서 금성심근경색 진단을 받았으며, 자가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자 기도 확보를 위해 기관지 삽관을 한 뒤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졌다. 삼성서울병원은 긴급한 심장시술에 돌입했고 현재 중환자실에서 회복 단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측은 이 회장의 건강상태에 대해 “현재 안정적”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 회장이 고령(1942년생)인 데다가 과거 폐 질환을 겪었고, 최근 건강이 좋지 않아 장기간의 해외 요양을 한 것을 감안할 때 정확한 건강상태는 다소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이 회장의 갑작스런 심장시술로 부산한 모습이다. 삼성은 오후 2시 삼성서울병원에서 이 회장의 상태에 대해 언론 브리핑을 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취소하고 별도 자료로 대치하기로 했다. 현재 삼성서울병원에는 다수의 그룹 미래전략실 임원들이 모여 이 회장의 병세를 체크하며 대외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감기가 폐렴 증상으로 발전하면서 열흘 정도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했다. 당시 건강악화설이 돌았으나 큰 문제 없이 업무현장에 복귀했다. 1990년대 말 폐 림프암으로 수술을 받은 이 회장은 좋지 않은 호흡기 탓에 최근 몇 년간 날씨가 추운 연말과 연초에 하와이 등 해외에서 요양을 해 왔다. 특히 올해는 100여일 가량 해외에 머물러 건강에 대한 우려를 받았다.
이 회장은 연초 신년행사를 마친 뒤 해외로 출국해 미국·일본 등에서 머물다 지난달 17일 귀국했다. 귀국 이후 닷새 만에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으로 출근하는 등 출근경영을 재개하고 미래전략실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더불어 삼성SDS 연내 상장 추진을 발표하는 등 그룹의 사업재편을 적극 추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