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후배에게 -장석진 KTB투자증권 홍보팀장

입력 2014-03-20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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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휴학 중인 대학 후배 한 명이 향후 진로에 대한 상담차 회사로 찾아왔다. 나 자신, 알 수 없는 미래를 향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샐러리맨이지만, 한 가닥 희망과 조언의 메시지를 기대하는 후배를 외면할 수 없어 내가 들려준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자신이 정확히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수십개 혹은 수백개의 자소서를 쓰면서 면접의 기회만을 기다리는데 무슨 배부른 소리냐 원망할지 모르지만 이는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어떤 직업을 선택하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선 원치 않아도 해야만 하는 일들이 있다. 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은 그 해야만 하는 일들도 기쁘게 할 수 있지만 어쩌다 선택한 일을 하는 사람은 그 의무로 다가오는 일들이 고통 그 자체일 것이다. 가령 영화감독이라는 꿈을 이룬 사람에게는 밤샘작업도, 스태프와의 마찰도 다 자기 꿈을 완성하기 위한 ‘즐거운 고통’이겠지만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라면 견딜 수 없는 일일 것이다.

둘째,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일이라고 반드시 좋은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대체로 인기가 있는 직업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보수가 좋거나, 삶의 여유가 있거나, 재미가 있거나, 사람들이 존경심을 표하는 일들이다. 학창시절에 공부를 잘하면 의대 진학을 선호한다. 특별한 적성이 무언지 모르는데 시험점수가 잘 나오면 별 고민 없이 의대를 간다. 그러나 최근 파업에 동참하는 의사들을 보니 이면에 여러 가지 원인은 있겠으나 직업인으로서의 만족감이 원래의 기대와는 다른 모양이다. 단편적으로 잘라 말하긴 어렵겠지만 의료인으로서 봉사하려는 사명감과 환자의 생명을 살린다는 자부심이 투철하다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한 사람으로서 환자의 건강에 위해가 될 수 있는 집단 파업에 동참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셋째, 장기적 안목에서 세상의 변화를 놓치지 말라는 것이다. 20세기 대한민국의 화두는 ‘생존’이었다. 전후 먹고 사는 게 최고의 이슈였던 시대와 창조경제를 논하는 시대에 대학생들이 꿔야 할 꿈은 달라져야 할 것이다. 얼마 전 삼성의 대학별 신입사원 추천 쿼터제 시도와 현대차의 인문계 상시 채용 이야기가 뜨거운 감자였다. 대한민국 경제를 책임지는 두 기업집단의 채용 소식에 왜 아니 민감하겠는가만은 합계출산율 1.19명 시대를 살아가고, 주변국들의 정세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며, 통일이 담론으로 자리하는 시대에 대학생들의 꿈이 대기업 취직이 아닐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는 국익의 관점이 아닌 개인의 경쟁력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직장인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직업인으로서,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삶을 후배가 만들어가기를 기대해 본다. 그러기 위해 자기가 정말 좋아하고 스스로가 만족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주어지는 책임과 고통을 꿈을 위한 과정으로 즐길 수 있기를 희망한다. 동시에 그런 후배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배로 남기 위해 직업인으로서 나는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지 되돌아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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