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미 공장 들어서자… 앞 마당에 ‘신께 감사’ 푯말

입력 2013-11-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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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 고용으로 ‘지역경제 견인차’ 역할 해

▲기아자동차 조지아공장(KMMG) 전경. 사진제공 현대기아차

현대기아차가 미국 지역민들에게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현대기아차 공장이 미국에 들어서면서 지역 경제를 이끄는 견인차 구실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기아차 조지아공장(KMMG)이 들어설 때 이곳의 한 지역주민은 자신의 앞 마당에 “기아차 공장이 타운에 들어온 것을 신께 감사한다”는 문구의 푯말을 세웠다. 현대차 앨라배마공장 주변 도로는 ‘현대 블러버드(Hyundai Boulevard)’로 명칭이 바뀌었다. 이렇게까지 현대기아차 공장이 지역주민에게 환영받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현대차는 2005년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에 약 717만3500㎡(약 217만평)의 부지 위에 총 11억 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세웠다. 현대차 앨라배마공장(HMMA)에서 134km 떨어진 곳에는 기아차의 조지아공장(KMMG)이 있다. 조지아공장은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시에 약 261만2000㎡(약 79만평)의 면적 위에 약 10억달러가 투자돼 2010년 건립됐다.

현대기아차 공장이 설립된 이곳 지역은 과거 목화밭이었다. 청바지를 주로 생산하는 등 섬유공장이 성황을 이뤘던 곳이다. 하지만 섬유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자연스럽게 지역주민도 일자리를 잃게 됐다. 그러나 현대기아차 공장이 들어서면서 섬유공장에서 일하던 인력이 자연스럽게 현대기아차 공장 인력으로 흡수되면서 지역 경제가 무너지는 일을 막을 수 있었다.

더욱이 현대기아차와 더불어 대원아메리카, 평화정공, 한일이화, 세종공업 등 30사가 미국 현지에 동반 진출했다. 1, 2차 협력사에 부품을 납품하는 3차 협력사도 인근 지역에 생겨나기 시작해 지금은 총 100여 곳까지 늘어났다.

회사가 늘면서 고용도 늘어났다. 현대차 앨라배마공장과 기아차 조지아공장은 각각 3300여명, 3000여명을 고용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협력사인 대원아메리카도 현지인 278명을 채용했다. 최근에는 현대기아차가 3교대제를 시행하면서 현대차 877명, 기아차 823명이 추가 고용됐다. 현대기아차 공장이 들어선다는 이야기를 듣고 미국 각 지역에 있던 숙련공도 모여들었다. 이렇게 현대기아차 공장 건립에 따라 직간접적으로 채용된 현지인만 약 3만여명.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거주하는 인구수와 맞먹는 숫자다.

현대기아차를 향한 직원들의 애정표현도 바뀌기 시작했다. 과거 현대기아차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제각기 토요타, 포드 등 선호하는 차를 타고 출근했다.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에서 직원들이 현대기아차로 출근하는 모습과는 대조적인 풍경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직원들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 자기 손으로 직접 만든 차를 타고 출근하기 시작했다. ‘단지 값이 싼 차’라는 현대기아차를 향한 미국인의 시선이 조금씩 변하고 있는 것이다.

애틀랜타에서 만난 앤드류 스티븐스(Andrew Stevens)는 “10년 전만 해도 현대기아차는 관심 없는 자동차 브랜드였지만, 지금은 괜찮은 차로 많이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미국인이 베스트 셀링카로 토요타를 꼽고 있지만, 머지않아 현대기아차가 미국인들에게 사랑받는 차로 성장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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