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때부터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 여야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다툼을 반복했다.
대선 때는 선거 치르느라 싸우고, 대선이 끝난 뒤에는 정부조직 개편문제로, 인사 문제로, 또 서로 다른 정책으로…. 좋든 싫든, 옳든 그르든 벌써 일 년 가까운 시간이 그렇게 흘렀다.
조금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며 국회만 바라보는 국민들은 조금씩 지쳐가는 모습이 역력하다. 기업은 기업대로 불확실한 미래가 걱정스럽기만하다. 여야는 걸핏하면 ‘국민’의 이름을 팔고 ‘민생’을 외치지만 사실은 자신들의 밥그릇이 먼저다. 싸움의 절반 이상은 알고 보면 밥그릇 싸움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만의 전쟁을 가리켜 ‘정쟁’이라 부른다.
지금은 때늦은 ‘대선개입’이 화두다. 국정원을 비롯한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에 승부수를 띄운 민주당, 전국공무원노조(전공도) 대선개입 의혹으로 맞불을 놓은 새누리당. 접점은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이 장외투쟁을 선언하며 시작한 천막당사를 101일 만에 접었지만 여론의 불안감은 오히려 커진 느낌이다. 천막만 접었을 뿐 대여투쟁은 더욱 강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개입 의혹을 해소하겠다며 ‘원샷 특검’을 교집합으로 야당은 물론 시민단체까지 합세해 범야권연대가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이들이 세를 규합할수록 국회 내 협상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야당 일각에선 특검과 법안·예산안을 연계하자거나 범야권연대와 보조를 맞추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특검을 빌미로 국회가 파행되는 일이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사청문회에선 여전히 기 싸움이 이어지고 있고, 앞으로 다가올 대정부 질문과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예고된 전쟁터다. 그렇다고 새누리당이 먼저 숙이고 들어갈 리도 없다.
어차피 정쟁의 끝은 없다. 한쪽이 끝내자고 해서 끝날 문제도 아니다. 그래서 제안해 본다. 기왕에 끝나지 않을 싸움이라면 오늘 ‘빼빼로데이’를 명분으로 잠시나마 숨을 돌리고 가는 건 어떨까.
11월 11일에 네 번이나 등장하는 숫자 ‘1’의 길쭉한 모양이 빼빼로와 닮았다고 해서 만들어진 게 빼빼로데이라고 한다. 해당 회사의 마케팅 전술에서 시작됐다고는 하나 누가 뭐래도 오늘은 빼빼로를 나눠먹는 빼빼로데이다.
꼭 친구나 연인하고만 나누란 법은 없다. 여당은 야당에게, 야당은 여당에게 서로 빼빼로를 하나씩 선물해보자. 현안은 잠시 잊자. 쌓인 감정을 풀고 모처럼 화해 분위기를 만들어 보자. 그렇게라도 잠시 쉬었다 가보자.
여야가 나누는 빼빼로는 ‘과자’, 그 이상의 의미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