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내년 경제성장률을 3.8%로 전망했다. 이는 종전 전망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수치다. 대신 올해 경제성장률은 2.8%로 7월 전망치와 같았다.
한은은 10일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성장률을 낮춰 4월 전망치인 3.8%로 복귀시켰다.
내년 GDP를 소폭 하향조정한 배경에는 IMF의 성장률 전망치 조정이 주효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IMF가 세계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내렸는데, 한국만 아무런 변화가 없기는 어렵다"며 전망치 하향조정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3.8%란 수치는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에 상응하며 때문에 우리 경제의 활력이 떨어진다고 단정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한은의 경제전망은 여전히 뚜렷한 상저하고의 경기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올해의 경우 상반기에는 1.9%, 하반기에는 3.6%로 성장을 전망했다.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두 배 가까이 성장하는 셈이다. 내년의 경우 상반기 3.9%, 하반기 3.7% 성장을 내다봤다.
취업자 수의 경우 33만명 늘어나 종전 전망(32만명)보다 증가폭이 늘어났다. 하지만 내년의 경우 종전전망(40만명)보다 줄어든 38만명을 내다봤다. 올해 고용률은 59.5%로 OECD 기준인 64.5%에는 못 미쳤다. 실업률은 3.2%로 전망됐다. 이어 내년 고용률은 59.7%, 실업률은 3.0%로 전망됐다.
올해 물가는 1.2%로 종전 전망치보다 0.5%포인트나 낮췄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도 1.8%에서 1.5%로 떨어졌다. 내년 물가는 종전 전망보다 0.4%포인트 낮아진 2.5%로 전망됐다.
올해 경상수지는 종전전망에 비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630억 달러 흑자로 종전보다 100억달러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수입은 0.1% 증가하지만 종전보다 증가율이 낮아졌다.
한편 일각에선 정부와 한은이 최근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것과 관련, 안일한 경제전망에 대한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특히 한은은 불과 3개월 전 내년도 성장률을 상향 조정한 바 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당시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과 기준금리 인하 효과 등을 고려했다"면서 4월에 전망했던 3.8%보다 0.2%포인트 높은 4.0%를 제시했다.
하지만 한은이 내놓은 전망치가 3개월만에 제자리로 돌아오면서 한은의 성장전망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이 불확실하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