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녀의 기관’이던 해양경찰청에 60여년 만에 여경의 날이 생겼다.
해경청은 내년부터 5월 1일을 해양경찰 여경의 날로 지정해 매년 기념식을 치를 예정이다. 이날이 선정된 이유는 1986년 최초의 해양경찰 여경 2명이 임용된 날이기 때문이다.
당시 첫 여경으로 임용된 조숙영(48) 인천해양경찰서 수상레저계장은 30일 “임용 초기에는 아무래도 해경에 여경이 없으니까 동료 사이에서는 ‘얼마나 버티나 보자’라는 시각도 있던 것 같다”며 “여경으로서 겪는 고충을 털어놓을 만한 상대도 마땅치 않아 처음에는 외로움을 느끼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사실 조 계장은 경찰공무원 시험에 응시해 신임 순경 135기로 뽑혔지만 우연찮게 해양경찰대로 발령이 났다. 민원실에 배치된 이후 자신이 해경 첫 여경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조 계장의 임용 후 해양경찰의 여경 채용은 해마다 늘고 있다. 현재 전체 해양경찰관 7854명 중 480명(6.1%)이 여경이다.
여경들의 활동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경무기획 분야에 국한됐던 여경의 업무가 이젠 함정·수사·정보·파출소 등 전 분야로 확대됐으며 최근에는 여성 최초의 경비함 함장, 첫 여성 항공정비사도 탄생했다.
조 계장은 “과거와 달리 이제는 여경이라고 해서 다루지 못할 업무가 없다”며 “초임 때 다양한 부서에서 많은 경험을 하면 계급이 높아질수록 국민의 안전을 위해 활용할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한편 조 계장은 지난 27일 오후 해양경찰 여경의 날 선포식에서 여성가족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