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ㆍ강호동, 왜 추락할까? [배국남의 직격탄]

입력 2013-09-15 10:58 수정 2013-09-16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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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유재석 강호동, 왜 추락할까?[배국남의 직격탄]

유재석과 강호동의 시대가 막 내리나. 지난해 MBC의 장기간 파업사태와 강호동의 부재 그리고 새로운 예능 포맷의 부족으로 인해 상승세를 거듭하던 예능 프로그램이 하락을 거듭했다. 예능 프로그램의 위기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강호동과 함께 투톱체제로 한국 예능을 이끌던 유재석 역시 MBC ‘놀러와’ 등 진행 프로그램이 한자리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시청자의 관심이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SBS ‘스타킹’을 시작으로 1년여 만에 복귀한 강호동의 등장으로 유재석과 강호동 두 톱스타의 예능의 화려한 부활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하지만 기대는 빗나갔다. 강호동이 복귀한 프로그램의 성적이 부진해 폐지라는 극단의 상황을 맞은데다 강호동 부재속에 예능을 견인해온 유재석 마저 진행 프로그램의 시청률 하락세가 거듭되면서 올들어 강호동 유재석의 시대가 끝났다는 분석과 의견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8~9년 동안 한국 예능계를 이끌어온 유재석과 강호동의 침체는 올 들어 현저하게 나타났다. 4%대를 기록하던 유재석의 ‘놀러와’가 지난해 12월 폐지된데 이어 KBS‘해피투게더’가 7~9%대 한자리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퇴락의 징후를 강하게 드러냈다. 강력한 팬덤이 존재하지만 시청률은 예전보다 못한 MBC‘무한도전’, 유재석의 경쟁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던 SBS ‘런닝맨’ 역시 같은 시간대 MBC ‘일밤’의 인기에 눌려 급기야 한자리수 시청률을 기록하는 굴욕을 맛보기까지 했다.

1년여만에 복귀해 시청자의 기대감이 높았던 강호동의 침체는 더 심각하다. KBS ‘달빛 프린스’가 방송된지 얼마 안돼 저조한 시청률로 폐지됐고 지난 8월에는 ‘강호동을 위한, 강호동에 의한, 강호동의’ 프로그램이라고 평가를 받는 MBC ‘무릎팍도사’가 낮은 시청률과 프로그램 경쟁력 상실로 폐지라는 극약 처방을 받았다. 뿐만 아니다. SBS‘맨발의 친구들’등 새롭게 맡은 프로그램 마저 한자리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10년 가까이 장기간 한국 예능판도를 좌지우지 하며 예능 프로그램을 선도했던 유재석과 강호동의 시대가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시청자와 전문가의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유재석과 강호동의 침체와 관심 하락은 다양한 이유가 있다. 먼저 유재석과 강호동이 하나의 프로그램을 장기간 진행하면서 예능의 새로움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욕구충족면에서 한계를 드러냈다는 점이다. 심지어 강호동과 유재석의 오랜 방송으로 인한 시청자의 피로감도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무한도전’ ‘런닝맨’ ‘해피투게더’에서의 유재석은 진행 스타일과 캐릭터, 그리고 활약 등이 장기간 노출되면서 신선감이 떨어졌다. 또한 강호동역시 ‘무릎팍도사’에서 이전의 모습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맨발의 친구들’등 새로운 프로그램에서도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경쟁력의 무기를 드러내지 못했다. 이러한 점이 유재석 강호동의 인기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무엇보다 예능 프로그램의 제작과 인기판도에 영향을 주는 환경의 급변이 유재석과 강호동의 관심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한동안 유재석과 강호동은 그 자체가 예능 프로그램이 포맷이었고 내용이었으며 인기의 요인이었다”는 동덕여대 홍원식 교수의 지적처럼 오랫동안 인기 예능스타 출연과 그의 활약이 예능 프로그램 성격과 인기를 좌우했었다. 이 시기의 대표주자가 바로 유재석과 강호동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예능의 인기는 예능 스타의 출연 여부가 아닌 포맷의 독창성과 그 포맷을 채워나가는 캐릭터와 내러티브의 참신성이 예능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좌우하고 있다. ‘아빠 어디가’ ‘진짜 사나이’ ‘꽃보다 할배’ 등 최근 들어 시청자의 관심을 독차지 하는 것은 예능 프로그램의 수용자 인식과 인기 판도 요인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들 프로그램은 톱스타의 출연 없이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MBC 김영희PD는 “예능 프로그램의 완성도와 시청자의 반응에 영향을 주는 첫 번째가 바로 포맷이다. 아무리 높은 인기가 있는 예능 스타도 진부한 포맷의 프로그램을 맡으면 시청자의 반응을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 뛰어난 진행력, 그리고 강력한 팬덤을 구축하고 있는 강호동과 유재석 시대가 종언을 고했다는 것은 무리가 있는 분석이다. 강호동과 유재석이 독창적 포맷의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역할이나 캐릭터, 그리고 내러티브의 전달력, 진행스타일을 보여준다면 시청자의 관심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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