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이 한복 디자이너(단한복 원장)는 한복의 매력에 빠져 17여년간 한복을 지어 왔다. 그는 6월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 약 300벌의 의상을 디자인할 정도로 솜씨가 뛰어나다.
박 디자이너는 한복집을 운영하는 어머니 덕에 자연스레 한복에 관심을 갖게 됐고, 어머니의 노하우를 답습해 젊은 패기로 한복 만드는 일에 뛰어들었다.
그는 “한복을 만들면서 행복을 느낀다. 예쁜 한복을 많은 사람에게 입혀 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이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복은 제 인생의 전부인 것 같다. 제가 만든 한복을 사람들이 멋스럽게 입고 있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박 디자이너는 천연염색과 손 염색으로 원단을 가공해 한층 멋스러움을 드러내고, 오랜 시간이 흘러도 자연의 느낌이 묻어나도록 디자인한다. 이런 이유 덕분일까. 그는 드라마 ‘두 아내’, ‘커피하우스’, ‘자이언트’, ‘공주의 남자’, ‘장옥정, 사랑에 살다’, ‘칼과 꽃’ 등 다수의 작품에 한복 디자인과 협찬을 진행했다.
그는 “드라마 한복을 제작하면서 어떤 배우가 입느냐보다 극중 맡은 캐릭터를 잘 나타낼 수 있도록 콘셉트를 잡았다”며 “‘장옥정’의 경우 사랑이라는 콘셉트로 시대적 배경과 배우의 캐릭터에 맞는 색감으로 디자인했고, ‘칼과 꽃’은 강인한 복수를 자극하는 여성미를 강조한 콘셉트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박 디자이너는 특히 공인들은 한복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복은 입기 불편하고 특별한 날에만 입는 옷이라고 생각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던 것.
그는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한복이 잊혀져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한복의 현대화는 저를 비롯한 다수의 한복 디자이너의 숙제”라며 “지극히 한국적인 전통미보다 전통미는 지키되 평소 입기 편한 소재와 디자인을 더욱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디자이너는 한복은 보이지 않는 곳까지 예뻐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개성에 맞는 조화로운 색감과 디자인이 바탕이 돼야 할 것이다. 박 디자이너는 “거창하게 생각되는 디자이너보다 ‘한복이 예쁜 집’ 하면 떠오르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한복을 향한 진심 어린 마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