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환기 오토닉스 대표는 26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창업에 뛰어들었다. 지금과는 환경, 여건이 모두 달라 창업이 만만치 않았던 시기였다.
어린 시절부터 박 대표는 전자제품에 흥미가 많았다.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작은 가전제품 수리점을 운영하며 당시 적지 않은 돈을 만진 그였지만 1년여가 지나자 문득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어 새로운 도전을 결심했다. 산업용 제품으로 승부를 보기로 한 그는 1977년 3평 남짓한 사무실을 얻어 국제전자를 창업했다. 이것이 오늘날 오토닉스의 출발이 됐다.
사업 초창기에는 섬유산업이 호황이었다. 박 대표의 회사는 방직기용 디지털 컨트롤 박스를 개발해 납품하는 등 엔지니어링 사업으로 순탄한 성장을 거듭했다.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한 창업이었지만, 회사 문을 닫아야 할 위기도 있었다. 오일 쇼크로 주된 납품처인 섬유업체들이 연이어 부도가 나는 바람에 박 대표 역시 물품 대금으로 받은 거액의 어음이 부도가 났다.
뜬 눈으로 며칠을 고민한 끝에 그는 이 위기를 정면 돌파하기로 했다. 야반도주 대신 몰려오는 채권자들을 직접 만나 믿고 기다려 달라고 설득했다. 그동안 쌓아온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른 나이에 창업에 도전해 고생한 만큼 박 대표는 후배 청년 창업가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많다. 그가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느낀 어려움을 후배들은 답습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박 대표는 “지금 젊은 친구들을 보면 한 가지 일에 깊이 빠져드는 특성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금 더 목표를 크게 세우고 목표를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며 “당장의 것보다 멀리 내다보는 목표와 시간을 갖고 달성할 수 있는 것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옛말처럼 자기가 정한 목표를 위해 어려움도 슬기롭게 헤쳐나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박 대표는 그래도 창업의 어려움을 덜어내는 방법은 있다고 말한다. 그는 ‘경영의 기본’을 강조한다.
박 대표는 “아무리 작은 구멍가게도 영업력이 있어야 하고 자본력도 있어야 한다”며 “기술만 가지고 창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기본적인 요소들을 어느 정도 갖췄다고 판단했을 때 사업을 시작해야지, 너무 쉽게 창업을 생각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