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의 임기가 17일로 만료됐지만 후임 이사장은 자리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청와대가 잇따라 관치 논란에 휩싸이면서 인사 검증에 배 이상의 시간을 쏟아 붓는 탓이다. 이사장뿐 아니라 임원진 전체 인사가 지연되는 상황으로 차기 임원진 구성 전까지 현 상태가 유지되더라도 신보의 업무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안택수 신보 이사장의 임기는 이날 만료된다. 하지만 후임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공공기관장인 안 이사장은 차기 이사장 선임 전까지 업무를 맡아야 한다. 이로써 안 이사장은 지난 2011년과 2012년 재연임에 성공한 최초의 이사장임과 동시에 5년 이상 신보를 이끄는 최장수 이사장으로 남게 됐다.
금융당국과 신보는 지난달 5일 이사장 선출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구성, 11일 첫 임추위 회의를 갖고 12일께 모집 공고를 낼 계획이었다. 이사장 선임 절차가 두 달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촉박한 일정이었지만, 금융위의 제동으로 지금까지 신보의 이사장 선임 절차는 전면 보류됐다.
신보 관계자는 “금융위로부터 차기 이사장 선임 관련 내려온 사항이 없다”며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초 신보의 새 이사장으로는 재무부 출신 현재 금융위 소속 인사가 유력시됐다. 하지만 NH농협금융과 KB금융 회장 내정자에 각각 임종룡, 임영록 재무부 출신 인사가 연이어 내정되면서 이른바 ‘모피아(재무부 출신 인사)의 귀환’, ‘낙하산 인사’등의 비난이 거셌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이 9개월의 임기가 남아있는 이장호 BS금융 회장에 퇴진 압력을 가하면서 관치 금융 논란은 한층 더 뜨거워졌다.
문제는 이사장 자리뿐 아니라 임원진 선임 절차도 중단된 점이다. 권영택 전무이사와 김태환 감사는 각각 지난 4월과 5월 임기가 만료됐으며 비상임이사 7명 가운데 5명의 임기도 오는 9월13일 종료된다. 전무이사는 이사장 임명직이며 감사는 임추위 추천 후 기획재정부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고 비상임이사는 임추위 추천 후 금융위원장이 임명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새 정부 들어 신보의 역할이 많아진 상황에서 임시 경영진체제를 지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새 이사장 선임 과정 및 업무파악 등의 시간을 합하면 올해 말까지 신보의 정상적인 업무 진행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