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소재 4년제 대학교에 다니는 A씨(28)는 현재 취업준비에 한창 열을 올릴 때지만 그럴 수 없다. 주3일은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주말에는 고등학생 수학과외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토익과 토익스피킹 등 어학성적을 준비하는 데만 30만원 가까이 든다”며 “취업 준비가 길어지면서 부모님께 용돈을 달라기가 너무 죄스러워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 B씨(25)는 1년 전 취업을 포기하고 9급 공무원 시험을 택했다. 취업난은 계속되고 점점 고스펙화되가는 현실에 자신은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벽에 부딪혔다. B씨는 “시험은 준비하는것이 이렇게 돈이 많이 들 줄은 몰랐다”며 “교재비와 온라인 강의료, 생활비 등으로 들어가는 돈이 한달 평균 약 50만~60만원 정도”라고 토로했다.
취업도 돈이 있어야 하는 세상이다. 정기적인 소득이 없는 취업준비생들은 각종 어학성적 학원비와 시험 응시료, 인·적성 교재비부터 면접복장, 증명사진 등 부대비용까지 막대한 비용에 허덕이고 있었다. 지난달 대학내일 20대연구소가 전국 4학년 이상 대학생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대학생들이 취업을 위해 지불한 돈은 1인당 평균 105만원이었다. 방송사 취업 준비생인 박00(29) 씨는 “내가 원하는 꿈도 돈이 있어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고 말했다.
실제로 취업준비생인 A씨가 한 달에 취업준비에만 쓰는 비용을 계산해 봤다. 기본적인 어학성적을 구비하는데 필요한 데 드는 돈은 15~18만원선. 토익(4만2000원)과 토익스피킹(7만7000원) 응시료와 각각 교재 기본서(6만원)를 합한 최소 비용이다. 주3일반 영어학원비(13만~15만원)를 더하면 30만원이 훌쩍 넘는다. 증명사진(3만원) 비용과 서류 통과시 인·적성 대비 교재비(2만~3만원), 면접복장(최소 15만원) 구입비 등 부대비용까지 더하면 수십만원은 족히 들어간다.
그러나 취업준비생들 더 좌절하게 하는 것은 꽁꽁 얼어붙은 취업시장이다. 지난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 고용률은 39%로 전년 동기 대비 1.5%P 하락했다. 청년층 취업자는 전년 동기 대비 13만3000명이 감소한 372만4000명이었다. 특히 취업 무경험 실업자는 무려 5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2% 증가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김안국 고용·능력 개발연구위원은 “청년들이 취업을 하기 위해 직접 지불하는 비용뿐 아니라 준비 기간이나 이에 들이는 정신적인 노력도 하나의 비용으로 볼 수 있다”며 “청년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금융, 공공, 대기업과 같은 선망 직종에 들어가려는 경향이 준비 기간이나 비용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