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양적완화를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에 세계 증시가 술렁였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오히려 환호했다. 주식 붕괴에 베팅한 투자자들에게 세계 경제 불안 요소는 곧 수익의 기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증시는 ‘특별한’ 한해를 보내고 있다. 연준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가 과열 양상으로 치달아 결국에는 증시가 크게 붕괴할 것으로 보고 여기에 베팅하고 있다고 최근 CNN머니가 보도했다.
미국 헤지펀드 유니버사는 뉴욕 증시 붕괴에 사활을 걸었다.
유니버사는 이번 분기에만 증시 붕괴 관련 파생상품에 수천만 달러를 투자했다. 회사가 이제까지 투자한 규모 중 역대 최대 규모다. 현재 유니버사가 투자한 상품은 미국 증시가 20% 이상 폭락했을 때 대규모 보상금을 지급받는 이른바 ‘블랙스완’ 펀드다. 블랙스완펀드는 예측하기 어려운 이변이나 발생확률이 거의 없는 사건이 일어날 경우에 이익이 생기는 구조다.
유니버사 회장이자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마크 스피츠나겔은 “투자자들은 시장이 비정상적이고 왜곡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알아채기 시작했다”며 “아직 이러한 전망이 널리 퍼지지 않아 오히려 증시붕괴와 관련한 투자상품을 싼 값에 사들일 기회”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주 아시아 증시 폭락을 가리켜“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일종의 암시”라고 설명했다. 스피츠나겔은 최소 6개월에서 1년 안에 증시가 20% 이상 붕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니버사에게 불황은 곧 활황이다. 유니버사는 증시가 20% 하락하면 회사의 수익률은 최소 60%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니버사가 증시 붕괴에 베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S&P500지수가 40% 급락했을 당시에 회사는 증시 붕괴에 베팅해 115%가 넘는 수익률을 올렸다.
라이온스크러스트 자산운용회사를 운영하는 클로드 보베는 6년째 유니버사와 함께 블랙스완펀드에 투자했다. 그도 지난달 이 펀드의 투자금액을 더 늘렸다.
유니버사와 같이 테일리스크펀드에 투자하는 펀드운용회사는 헤지수단으로 전체 투자금액의 1% 정도는 이러한 펀드에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스피츠나겔은 “버냉키 의장이 할 수 있는 ‘미친 짓’이 앞으로도 많다”며 “결국 안 좋게 끝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