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7개월 만에 전격 인하했다. 한은은 9일 김중수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연 2.50%로 결정했다.
한은은 작년 11월 이후 지난달까지 6개월 동안 금리 동결을 유지해 왔다. 따라서 이번 금리 인하는 작년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처음이다.
한은 금통위의 이번 결정은 대외적인 양적완화 추세와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압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외적으로는 미국, 일본, EU 등 세계 3대 경제권이 양적 완화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금리동결을 고집한다면 수출 경쟁력의 급격한 저하와 국내 경기의 침체를 피할 수 없다는 우려가 금리인하 결정에 주효했다.
실제로 지난 2일 유럽중앙은행(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기준금리를 0.75%에서 0.5%로 인하하면서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 또한 기준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유지하는 한편 올해 들어 양적완화 규모를 기존 400억 달러의 2배 이상인 850억 달러로 늘렸다. 일본은 지난달 138조엔인 본원통화 규모를 내년 말까지 270조엔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밖에 중앙은행 총재가 곧 바뀌는 영국과 러시아도 금리인하 등 추가적인 완화정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금리 동결론의 입지가 좁아졌다는 분석이다.
또한 이번 금리인하는 17조3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킨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 또한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경기성장률이 올해 1분기까지 8분기째 0%대에 그치고 일본의 아베노믹스로 수출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새 정부가 의욕을 갖고 만든 이번 추경안을 두고 금리동결을 관철할 경우 향후 경기악화에 대한 책임론의 부담이 컸다는 분석이다.